[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무결점 클린 연기'였다. 목표인 '올림픽 톱10' 달성을 넘어 '깜짝 메달'까지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차준환(21·고려대)이 8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를 차지했다. 기술점수(TES) 54.30점, 예술점수(PCS) 45.21점으로 합계 99.51점을 받았다. 지난달 4대륙선수권에서 갈아치운 자신의 쇼트 최고점(98.96점)도 또 다시 경신했다.
더 고무적인 것은 한 치의 오차없는 완벽한 연기를 펼친 점이다. 출발부터 특별했다. 그는 필살기인 쿼드러플 살코를 깔끔하게 성공하며 기본점 9.70점과 수행점수 3.33점을 받았다. 이어 콤비네이션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도 완벽하게 수행하며 12.99점(기본점 10.80점)을 추가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 체인지 풋 싯 스핀, 스텝 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은 모두 최고 레벨인 4를 받은 가운데 트리플 악셀에서도 10.17점을 따냈다. 내심 사상 첫 100점 돌파를 노렸지만 0.49점이 부족했다. 다른 상위권 선수들에 비해 예술점수에서 1~2점 가량 박한 평가를 받은 것이 못내 아쉬웠다.
남자 싱글의 구도도 덩달아 흔들렸다. '일본의 심장' 하뉴 유즈루의 올림픽 3연패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뉴는 첫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에서 무너지며 기술점수 48.07점, 예술점수 47.08점으로 합계 95.15점을 받아 8위로 처졌다.
1위 자리는 하뉴의 최대 라이벌인 미국의 네이선 첸이 꿰찼다. 그는 '점프 머신'답게 쿼드러플 플립, 트리플 악셀,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등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기술점수 65.98점, 예술점수 47.99점으로 합계 113.97점을 받았다. 하뉴가 보유한 111.82점의 세계 기록을 경신한 그는 평창의 눈물을 뒤로 하고 일찌감치 '대관식 준비'를 끝냈다. 하뉴가 부진한 사이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가 108.12점으로 2위, 우노 쇼마가 105.90점으로 3위에 올랐다.
올림픽 메달까지 이제 단 한 번의 무대가 남았다. 10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이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약 4분30초를 연기해야 하는 프리스케이팅은 2분50초의 쇼트프로그램보다 배점이 2배 가까이 높다. 수행 과제 또한 많다. 콤비네이션을 포함한 7개의 점프와 3개의 스핀, 1개씩의 스텝과 코레오 시퀀스 등 총 12개의 기술 요소를 연기해야 한다.
차준환은 '한국 피겨의 기적' 김연아 만큼이나 강심장이다. 무대를 제대로 즐길 줄 안다. 남자 싱글에서의 사상 첫 메달도 결코 꿈이 아니다. 프리스케이팅 최고의 시나리오는 역시 쇼트에 이은 또 한번의 '클린 프로그램'이다. 가기야마, 우노와는 점수 차가 크지 않아 '클린 프로그램=메달'이라는 등식이 충분히 성립될 수 있다.
차준환은 첫 올림픽 무대인 평창에서 15위를 기록했다. 그는 "어떤 경기든 긴장되지만 아무래도 올림픽이라 더 긴장이 됐다. 하지만 즐기려는 마음이 컸고, 내 자신을 믿고 연기했다"며 "프리에서도 시즌 베스트, 퍼스널 베스트를 경신하면 좋은 순위를 얻지 않을까 싶다. 프리에서 좋은 연기로 응원하는 분들께 힘을 드리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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