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태어나서 비행기 한 번도 못 타봤어요."
억울한 표정이 역력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왼손투수 이승현(20)은 코로나 19 여파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생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통상 일본과 대만,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던 KBO리그 10개 구단들이 지난해부터 코로나 19 여파로 국내에 캠프를 차리면서 해외 캠프의 기억이 아련해지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만하더라도 "내년(2022년)에는 해외로 갈 수 있겠지"라고 얘기한 야구 관계자들이 많았다. 심지어 올해 캠프를 다시 해외에서 진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사전답사를 다녀온 구단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모든 팀들이 이천, 경산, 상동, 창원, 거제도, 제주도 등 국내에 캠프를 차렸다. 환경은 좋을 수 없었다. 추운 날씨 탓에 부상을 우려해 될 수 있으면 실내 훈련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8일 삼성이 1군 캠프를 차린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입단 이후 해외에서 캠프를 하지 못한 느낌을 묻자 이승현은 "너무 아쉽다"며 "아직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청소년대표 시절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가 없었냐"는 질문에 "국제대회가 있었는데 하필 기장에서 열리더라"며 웃었다. 2019년 당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이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바 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환경에 대한 핑계는 댈 수 없다. 모두가 같은 조건이다. 이승현은 "아픈 곳은 없다. 지난해 12월에는 재활을 많이 했다. 캐치볼은 올해 1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큰 기대에도 다소 부진했다. 체력저하와 허리 부상이 겹쳤다. 때문에 불펜 역할을 맡으면서 1승4패 7홀드,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 아쉬웠던 점도 많다.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고교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주말리그 경기를 뛰면 되는데 프로는 계속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어깨 피로가 쌓였다. 관리를 잘했어야 했는데 실패했다. 그래도 루틴과 몸 관리,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시즌이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승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불펜을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이승현은 "올해는 기대감이 있다. 20홀드도 해보고 싶다"면서 "내 역할은 중간이다. 기회가 된다면 선발도 하고 싶다. 다만 먼저 중간계투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루키 1차지명 좌완 트로이카 중 이승현이 가장 부진했다. 이의리(KIA 타이거즈)는 신인왕에 등극했고, 김진욱은 들쭉날쭉했지만 45⅔이닝을 소화하면서 4승6패 8홀드를 기록했다. 자존심이 상했을 터. 이승현은 "올 시즌 나뿐 아니라 의리와 진욱이도 다 잘해야 한다. 모두 대한민국의 최고 투수로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시안게임보다 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승현은 "지금은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안다쳐야 한다. 그리고 체중은 줄이고, 근육량은 늘리고 있다. 오승환 선배님을 닮고싶다"고 전했다. 경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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