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0.052초 차이의 초접전이었다. 결승선을 앞두고 추월을 시도한 최민정을 수잔 슐팅이 팔로 막으며 먼저 1위로 골인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왜 아무도 억울해하지 않을까? 편파판정 레이다가 온통 중국만을 향해 있어서일까?
마지막 코너에서 수잔 슐팅을 바짝 따라붙은 최민정이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최민정의 스퍼트를 직감한 수잔 슐팅이 왼팔을 뻗었다. 억센 손이 최민정의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최민정의 스케이트날이 수잔 슐팅을 막 앞서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최민정이 팔을 뒤로 뿌리치며 가속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자 수잔 슐팅의 손은 다시 최민정의 겨드랑이를 파고들었다. 이 짧았던 순간이 둘의 0.052초 차이를 만들어냈다.
수잔 슐팅은 최민정의 어깨를 뒤로 밀며 스케이트날을 앞으로 내밀었고, 수잔 슐팅의 반동을 고스란히 전달받은 최민정은 급격히 속도가 줄어버렸다. 겨드랑이가 잡힌 동작 때문에 스케이트날을 내미는 동작도 할 수 없었다.
이게 왜 파울이 아닐까? 피터 워스 심판장은 결승전 후 한 참 동안 비디오판독을 진행했다. 레이스 도중 혼자 미끄러진 폰타나(이탈리아)의 상황은 논란의 여지가 없었다. 그것 때문에 비디오판독이 길게 해야할 이유가 없었다. 피터 워스 심판장은 결승선에서 행한 수잔 슐팅의 동작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판례가 있었다. 7일 남자 1000m 결선에서 벌어진 헝가리 리우 샤오린과 중국 런즈웨이의 결승선 장면이다. 마지막 코너를 1위로 돈 리우 샤오린이 인코스로 파고든 런즈웨이를 향해 팔을 뻗었다. 그러자 런즈웨이는 두 팔로 리우 샤오린을 완전히 잡아당겼다.
피터 워스 심판장의 판단은 어땠을까? 리우 샤오린의 실격. 팔을 뻗으며 막은 동작과 이전 추월 장면에서의 경고를 묶어서 실격을 선언했다. 그리고 양손으로 어깨를 잡아챈 런즈웨이에게는 금메달을 선사했다.
리우 샤오린은 팔만 뻗었다는 이유로 금메달을 박탈 당했는데, 수잔 슐팅은 최민정의 손목과 어깨를 끝까지 잡아 당겼지만 실격 당하지 않았다. 게다가 최민정은 수잔 슐팅의 팔을 뿌리치려고만 했지 어떤 반격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판정의 기준이 뭘까? 왜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을까? 그 장면을 지켜본 수많은 한국 사람들은 왜 분노하지 않았을까?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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