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확진자들이 코드를 뛰었다. 상대팀은 초긴장이고, 선수들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서울 SK의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경기가 열린 16일 울산동천체육관. 경기 전부터 불안감이 팽배했다. 현대모비스 선수들 중 2명이 PCR 검사, 1명이 신속항원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한 선수는 음성이었지만, 39도가 넘는 고열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고열은 코로나19 가장 대표적인 증상.
하지만 경기는 진행됐다. 3명 선수를 제외하고, 12인 엔트리 구성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울산 현대모비스에 재검자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PCR 검사 결과 판독이 어려워 재검사를 받은 선수가 6명이나 됐다. 이들은 감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류해야 하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경기 종료 후 한참 있다 나올 예정이었다.
현대모비스측은 위험을 막기 위해 경기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공식 확진자는 아니었다. 이에 KBL은 경기를 강행했다. 현대모비스는 암울한 미래가 훤히 보이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경기를 했다. 재검 선수들을 빼고 경기를 할까도 논의를 했지만, 그럴 경우 기권패나 다름 없는 상황이 연출될 게 뻔했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6명 중 5명이 경기 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결국 확진자 5명이 코트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상대팀과 싸웠다. 농구는 마스크를 쓰고 할 수도 없고, 몸싸움이 많고 선수들끼리 비말도 많이 튄다. 전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의 건강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불똥이 튄 SK쪽도 큰일이다. 그저 지침대로 원정지에 내려가 열심히 경기를 뛰었을 뿐인데, 코로나19 집단 감염 가능성과 맞딱뜨리게 됐다. 죄 없는 SK 선수단은 16일 PCR 검사를 받고 17일까지 긴장의 시간을 보내야 하게 됐다. 감염자가 없다면 천만다행이겠지만, SK 선수들까지 피해를 보면, 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에 선수들이 들고 일어섰다. 각 팀의 스타급인 허 훈(KT) 허 웅 김종규(이상 DB) 이승현(오리온) 최준용(SK) 등이 자신들의 SNS를 통해 KBL의 경기 강행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자신들도 소중한 가족, 지인들이 있다며 선수 보호는 안중에도 없는 KBL을 공개 질타했다.
KBL은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 후 정부 기조에 발맞춰 최대한 경기를 진행시키려 했다. 나름의 원칙 하에서 조건이 갖춰지면 전력 유-불리를 떠나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번 현대모비스 사태는 KBL의 순간 판단이 큰 패착이었음을 알리는 꼴만 되고 말았다. 경기 결과는 둘째 치고, 감염 확산은 막으며 리그를 운영해야 한다는 게 대전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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