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친정팀 KIA 타이거즈로 돌아온 '대투수' 양현종(34)은 올해를 앞두고 중대한 결심을 했다.
투구 계획을 바꿨다. 매년 2월 말부터 시작했던 불펜 피칭 시기를 앞당겼다. 양현종은 "작년에 소화한 이닝 수가 많지 않아, 예전처럼 2월 말에 투구를 시작하면 컨디션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코치님과 상의 결과 2월 중순부터 피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매년 일정한 패턴을 가져갔다. 비시즌 및 스프링캠프에선 체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고, 불펜-라이브피칭 등 투구는 최소화했다.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서도 많아야 두 경기 정도 등판하는 게 전부였다. 정규 시즌에 모든 힘을 집중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시즌 초반 고전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2020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양현종이 한 해 동안 소화한 이닝수는 80⅓이닝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선 12경기(선발 등판 4경기)에서 35⅓이닝(무승 3패, 평균자책점 5.60)을 던졌다. 트리플A팀인 라운드록 익스프레스에선 10경기(선발 9경기)에서 45이닝(무승 3패, 평균자책점 5.60)을 소화했다. 미국 진출 직전인 2020시즌 KIA에서 소화했던 172⅓이닝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양현종이 한해 100이닝 미만 투구를 한 것은 부진-부상 여파로 불펜 역할을 맡았던 2012년(28경기 41이닝, 1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5.05)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양현종의 준비 과정 변화는 조급하게 비춰질 수도 있다.
불안감보다는 자신감에 초점을 맞춘 양현종이다. 누적된 피로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여유가 생겼고, 시즌 초반부터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무대에서 아쉬운 결과에 그쳤던 아쉬움을 올 시즌 활약을 통해 털어내고자 하는 의지도 엿보인다. 언제 출전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는 택시 스쿼드로 출발해 승격과 강등을 반복했던 지난해와 달리 풀타임 선발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도 변화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양현종은 "그동안 4월엔 늦게 시작하는 경향이 있었다. 올해 어느 정도 컨디션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올해 내가 느끼는 컨디션은 작년보다 좋다. 항상 많은 이닝을 던졌지만, 작년엔 반도 안 던졌다. 팔은 충분히 쉬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양현종은 "올해는 팬들에게 내가 던지는 모습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국가대표 간판 투수,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에이스 계보를 이은 자존심 회복에 모든 것을 건 올 시즌,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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