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특급 루키'들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의 양은 달랐다.
광주동성고 출신 김도영은 '고교 스타'였다. '제2의 이종범 재림'이라는 평가 속에 150km 이상을 던지는데 제구가 되는 광주진흥고 출신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KIA 타이거즈 1차 지명의 주인공이 될 정도였다. 타이거즈 역대 야수 최고 계약금인 4억원을 받았다.
광주제일고 출신 윤도현도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유격수로 꼽혔다. 그러나 김도영과 문동주가 펼치는 1차 지명 전쟁에는 끼어들지 못했다. 2차 2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고, 계약금은 1억원이었다.
하지만 출발선은 동일했다. 오히려 1군 스프링캠프를 먼저 밟은 건 윤도현이었다. 신인 야수들 중 유일하게 합류했다. 김도영은 건강상 문제로 지난 1일이 돼서야 1군에 합류할 수 있었다.
두 명의 '특급 루키'는 김종국 신임 감독에게 기량을 꾸준하게 점검받고 있었다. 헌데 최근 한 명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2시즌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3루수로 선발출전했던 윤도현이 1회 말 수비 도중 부상으로 교체됐다. 검진 결과, 오른손등 중수골 골절 소견을 받았다.
김 감독은 "다행인 건 수술은 안해도 된다고 하더라. 현재 반깁스 상태인데 부기가 빠지면 재검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도영은 리드오프 겸 유격수로 윤도현과 함께 내야를 책임졌다. 펄펄 날았다. 멀티히트를 때려냈고, 자신에게 오는 공도 잘 처리했다. 헌데 하루종일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윤도현이 다이빙 캐치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너무 걱정되고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윤도현의 한 마디에 김도영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김도영은 "도현이가 오후에 '자신의 몫까지 잘해달라고 하더라.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했는데 도현이의 한 마디에 약간 마음이 풀렸다"고 전했다.
윤도현의 한 마디 덕분이었을까. 김도영은 15일 대구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이를 더 악물었다. 그리고 첫 홈런을 폭발시켰다. 1-2로 뒤진 3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삼성 최하늘의 126km짜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풀스윙이 아닌 임팩트 스윙이었지만, 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첫 홈런에 대한 느낌은 덤덤했다. "선두 타자라 편안하게 출루만 하려고 생각했는데 변화구를 잘 받아쳐 결과가 좋았다. 시범경기여서 큰 감흥은 없었다."
이날 김도영은 높은 출루율도 기록했다. 4타석 중 3차례나 출루했다. 변화구 대응력에 대해선 "확실히 프로 무대 변화구가 수준이 높다. 고교 때는 투수들이 직구 위주로 던져서 변화구를 칠 기회가 많이 없었다. 변화구 대응은 자신있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공수주 삼박자의 만렙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수비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던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이날은 고교 때 한 번도 보지 않았던 3루수로 출전해 실책이 없었다. 김도영은 "3루수로 처음 나가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다만 유격수가 편안하긴 하다"고 말했다.
김도영이 잘하면 잘할수록 폭발적인 관심은 더 쏟아지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스포트라이트가 초반에는 부담이 안됐는데 1군 합류 후 부담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별 생각없이 하려 한다. 선배님들도 '네 야구를 하라'고 편안하게 해주신다"고 전했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