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마차도가 없는 롯데 내야. 예상대로 불안함이 적지 않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2승1패. 3경기에서 31점을 뽑은 타선은 기대 이상이다. 백업 선수들이 많이 뛰는 시범경기라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뒷심도 만족스럽다.
다만 '마차도 없는 내야'에 대한 답은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 3경기에서 내야에서만 6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중에서도 4개가 올해 유격수 후보로 거론된 박승욱과 배성근, 김민수에게서 나왔다는 점이 아쉽다.
최근 3경기에서는 박승욱과 배성근이 번갈아 유격수를 봤다. 김민수는 유격수 대신 기존대로 1,2,3루를 두루 커버하는 멀티 내야수로 기용됐다.
SSG 랜더스와 맞붙은 시범경기 첫날은 배성근이 우위였다. 선발출전한 박승욱은 타석에선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1회 악송구가 1루수 정 훈의 나이스 캐치 덕분에 십년 감수한데 이어 4회에는 애매한 땅볼을 놓치며 실책을 기록했다. 좌우 수비폭이나 푸트웍은 좋았지만, 송구의 부정확함을 떨치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와의 1차전에서는 배성근과 나승엽, 이호연이 잇따라 실책을 범했다. 다만 나승엽과 이호연은 즉시 주전감은 아니라고 보면, 결국 배성근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날 선발은 박세웅. 1회 2사 후 하주석에게 안타를 허용한 상황. 4번타자 노시환의 타구는 유격수 앞 평범한 땅볼이었다. 하지만 선발 유격수로 나선 배성근이 이를 한차례 떨궜고, 다시 잡아 1루에 던지다가 악송구까지 나왔다. 이닝이 끝날 상황이 순식간에 2사 2,3루의 절체절명 위기가 됐다.
투수는 에이스, 시점은 경기가 막 시작된 1회였다. 특히 상대는 박세웅이 커리어내내 단 1승도 거두지 못한채 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한화. 배성근의 실책이 정규시즌 아닌 시범경기에 나온 게 다행이었다.
다행히 박세웅은 5번타자 정은원을 범타처리했고, 이후 4회까지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13대2로 대승을 거둔 이날 경기 중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 신용수의 견제사와 배성근의 실책을 꼽았다.
한화전 2차전에서는 배성근 대신 다시 박승욱이 선발 출전했지만, 차이나는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발투수 이인복이 경기 시작과 함께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 3번 하주석은 2루 쪽으로 흐르는 병살타성 유격수 땅볼을 때렸지만, 박승욱의 스타트가 늦었다. 어정쩡한 슬라이딩과 함께 글러브를 갖다댔지만, 타구가 속도가 죽은채 빠져나가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결국 올시즌 4선발이 유력한 이인복이 ⅔이닝만에 4실점하며 강판되는 결과를 낳았다.
김민수는 지난해 5월 3루수로 출전했다가 상대의 내야땅볼을 잡은 뒤 중심을 잃고 구르면서 끝내기 실점을 내준 바 있다. '데굴이'라는 웃픈 별명까지 붙었다.
김민수는 이날 1루수로 출전했다가 한동희가 빠지면서 3루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8회 2사 후 정민규와 이원석의 땅볼 때 연속 송구 실책을 범했다. 팀내 최고참 투수 김대우가 던지고 있던 상황. 올시즌 만약 최준용이 선발로 자리를 옮길 경우 필승조로 발탁될 수도 있는 투수다.
이래저래 눈에 안 보이는 이학주의 주가만 오르고 있다. 이학주는 지난달말 손가락 미세골절로 이탈했다. 수비는 물론 타격 훈련에도 참여할 만큼 큰 부상은 아니지만, 시즌 전인 만큼 시범경기 출전보다는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롯데로선 33세 베테랑, 왕년의 천재 유격수가 안정감을 보여주길 기대하게 됐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