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리빌딩 끝→승리를 천명한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비록 시범경기지만 얼굴이 찌푸려 질 때가 있다. 지난해와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순간이다.
지난 14,15일 사직 원정 2연전은 수베로 감독을 살짝 실망시켰다.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이 무색하게 4사구를 남발했다.
흐트러진 영점. 절정을 향해가는 오미크론 처럼 강력한 전염성을 보였다.
14일 롯데전에 한화 투수 5명이 허용한 4사구가 무려 11개. 선발 카펜터가 무4사구로 마운드를 넘겼지만 불펜진이 과감한 승부를 하지 못했다. 정면승부를 하지 못하고 타자를 걸어 내보낼 때마다 수베로 감독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다음날인 15일 롯데전도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6명의 투수가 4사구 8개를 내줬다.
수비 마저 뒷받침 되지 않으면서 이틀 간 한화는 각각 13실점 씩, 총 26실점을 하고 말았다.
수베로 감독은 어떤 생각이었을까. 17일 창원 NC전에 앞서 만난 그는 "작년 같은 모습이 보여 아쉬웠다. 볼 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면서 걸어 내보내고 결국 대량실점으로 이어졌다. 수비적으로도 아웃카운트를 놓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싸우다 맞는 건 괜찮다. 발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하다 내주는 볼넷은 최악이다. 경험을 통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을 감쌌다.
연쇄 제구 난조를 묻자 그는 "전염보다는 야구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타자들도 분위기를 타고,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마치 전파되듯 그런 모습이 야구의 일부인 것 같다"며 "그래도 우리 팀 선수들이 이전 삼성전 때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이었다"고 옹호했다.
다행인 점은 17일 결과였다. 4사구 무덤 탈출에 성공했다.
비록 6대7로 석패했고 12안타를 허용했지만 4사구는 단 2개 뿐이었다. 맞더라도 정면 승부를 펼친 셈이다. 수베로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다.
다음날인 창원 NC전은 마운드가 불끈 힘을 냈다. 4이닝 무실점 킹험을 필두로 장민재 장시환 윤산흠 주현상 정우람 등 6명의 투수가 단 2안타 3볼넷 1실점으로 NC 타선을 봉쇄했다. 수베로 감독도 "너무 깔끔한 경기였다"며 "피칭 쪽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고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까지 4경기에서 고질이던 4사구가 11→8→2→3개로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백해무익한 4사구를 줄이는 건 시즌을 앞둔 한화 마운드의 지상과제다. 현상보다 중요한 건 방향성. 그런 면에서 한화 투수들은 제법 희망적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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