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봉준호 감독, 배우들을 놀게 해주더라."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의 데르쿠르 감독은 23일 진행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난 한국 영화를 자주 본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는 내가 아주 인상깊게 본 작품이다. '버닝' 같은 한국 스릴러도 봤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그런 작품들을 잊으려고 노력했다"며 "한국 영화의 정신은 기억하고 한국 영화 속 경찰 수사과정 등은 참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면 그의 연출은 배우들에게 화면 안에서 알아서 놀게 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그것을 '코리안웨이'라고 부른다. 나도 이 영화에서 배우들을 자유롭게 해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배니싱'은 한국을 이색적으로 담은 것도 눈길을 끈다. 데르쿠르 감독은 "서울의 야경을 담으려고 했다. 외국인의 눈으로 봤을때 어필할 수 있게 하면서도 한국인이 보기에도 너무 뻔하지 않는 화면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영화 자체가 한국을 알리스의 눈으로 보는 것이 포커스였다. 외국인의 눈으로 보는 한국을 그리는 영화였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태프들과의 작업에 대해선 "정말 모든 것이 인상에 깊었다. 영화를 너무 잘아는 프로들이 많았다. 가장 큰 인상을 받은 것은 철저히 준비된채 세트에 온다는 것이다. 영화라는 일은 많은 사전작업이 필요한데 이렇게 준비된 상태에서 온다는 것 자체에 큰 인상을 받았다"며 "친구들에게 '전세계적으로 한국 영화가 성공하는 것은 미스터리가 아니다. 이렇게 열심히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작품인데 어떻게 인기가 없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