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류지현 감독은 올시즌을 준비하면서 타선보다 마운드를 더 걱정했다. 올시즌의 키도 타격이 아닌 투수진으로 봤다.
이유는 타선의 뎁스가 두터워졌다는 점이었다. 지난시즌 LG는 주전 야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시즌 내내 타격 부진이 이어졌다. 타격이 좋아지기도 했으나 잠시뿐. 곧 다시 내려왔다. 타격 부진이 결국 1위와 1.5게임차 뒤진 3위에 머무르는 원인이 됐다. 팀 평균자책점은 1위였다.
그런데 류 감독은 올시즌 타선에 대해 걱정이 많지 않다. 혹시나 주전들이 부진을 보이더라도 그 자리를 메워줄 백업 요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시즌 1군에서 기회를 얻어 경험을 쌓았던 문보경 문성주 이재원 이영빈 등이 올시즌엔 주전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군제대로 새롭게 가세한 송찬의도 있다.
주장인 오지환도 "예전엔 팀 성적만 보고 내가 할 것만 생각을 했지만 이젠 내가 빠지면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후배들과 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선배들이 보는 후배들의 실력이 이젠 위협할 수준이 됐다는 뜻이다.
LG는 시범경기 1경기만 남겨 놓은 상태에서 팀타율 2할8푼2리로 전체 3위의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데 젊은 타자들의 성적이 빼어나다.
이상호는 타율이 무려 5할6푼3리(16타수 9안타)나 된다. 송찬의는 타율 3할2푼4리(34타수 11안타)에 6홈런, 10타점을 올렸다. 이재원은 타율 3할7푼5리(24타수 9안타)에 2루타만 7개를 쳤다. 문성주도 타율 3할3푼3리(24타수 8안타), 2타점, 이영빈도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을 보였다.
시범경기 성적으로만 개막전 엔트리를 뽑는다면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될 수밖에 없을 정도다.
홈런 1위에 오르며 이번 시범경기서 깜짝 스타가 된 송찬의는 1,2루수와 유격수, 외야수를 볼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포지션은 투수와 포수, 3루수 뿐이다. 글러브를 3개나 가지고 다니며 주전이 부상이나 부진으로 빠지게 되면 어느 자리든 투입될 5분 대기조로 준비중. 2군 홈런왕인 이재원 역시 외야 백업으로 장타력을 갖춘 우타자로 준비하고 있다.
LG는 포지션마다 주전이 정해져 있는 팀이다. 당연히 주전들이 잘해주는 것이 좋다. 허나 언제든 투입될 자원도 풍부하다.
당장 허리에 가벼운 통증이 있는 출루왕 홍창기가 개막전 출전이 힘들 경우 송찬의가 곧바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