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 무신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리셀(재판매) 플랫폼 네이버 크림과의 진품 논쟁이 장기전으로 치닫은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가품 논란이 또 불거져 나왔다.
이에 무신사는 강하게 반박하고 있으나, 사실 여부를 떠나 잇따른 잡음이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기준 거래액 2조3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패션 플랫폼 공룡'으로 성장한 무신사가 이번 이슈를 잘 넘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조만호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위기 관리' 능력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신사 솔드아웃, 고객에게 가품 보상 조건으로 '외부 발설 금지' 통보?
최근 스니커즈 리셀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에는 솔드아웃에서 구매한 제품이 가품이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솔드아웃은 무신사가 운영중인 한정판 제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해당 글에 따르면 구매자 A씨는 솔드아웃에서 구매한 나이키 스니커즈 다크모카를 재판매하기 위해 네이버 크림에 검수를 요청한 결과 가품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A씨는 무신사 솔드아웃에 문의했고, 무신사가 재검수를 진행한 결과 가품으로 판정이 나 구매액의 300%의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2020년 무신사는 솔드아웃에서 구매한 제품이 가품일 경우 구매 금액의 300%를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무신사의 보상 결정에 따라 상황이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A씨가 다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논란이 점화됐다.
A씨는 "무신사 솔드아웃 측에서 연락이 와 가품을 인정하고 보상은 해주겠지만 솔드아웃이 가품을 판매하려던 사실과 A씨가 가품을 구매한 사실을 커뮤니티에 올리면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며 "이를 위반하면 보상금의 두 배를 위약금으로 내야한다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고 했더니 올린 글을 지워야 보상을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무신사 측은 "고객 문의가 들어와 재검수를 한 결과 가품으로 판별되면서 절차에 따라 구매 고객에게 300% 보상을 약속했다"면서 "다만 이 과정에서 고객과 소통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무신사의 대처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무신사가 가품을 판매했다는 사실을 쉬쉬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며 비난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무신사 같이 큰 기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고객 응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관계자는 "가품 판매 사실 등을 쉬쉬하려 했던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업무규정에 따라 고객과 보상에 대한 합의를 하면서 보상금 등이 기재된 동의서 작성을 요청드렸는데, 동의서 내 당사자간 '비밀유지' 조항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의서 작성은 기업과 피해를 입은 고객이 합의를 한 이후에도 고객이 기업 측에 무리하게 추가 배상 및 보상을 재청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관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전으로 치닫는 가품 논쟁…잇따른 잡음에 곱지 않은 평가도
무신사는 네이버 크림과 '가품 논쟁'도 벌이고 있다.
가품 논쟁은 지난 1월 무신사 쇼핑몰에서 패션 브랜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를 구입한 소비자가 제품을 되팔기 위해 크림에 검수를 의뢰했는데, 검수 결과 티셔츠가 가품 판정을 받은 것에서부터 불거졌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양측은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신사는 크림이 가품이라고 판정하자 강하게 반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품 진위 여부를 떠나 논쟁이 길어질 수록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기업대고객(B2C) 사업을 전개하는 무신사로선 장기전이 된다면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밀유지' 조항 안내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또한 신뢰도 측면에서 흠집을 낼 수 있는 악재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무신사 측은 "앞으로 무신사를 이용하시는 고객분들이 안심하고 브랜드 제품을 믿고 구매하실 수 있도록 정품 보증 정책 및 검수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일련의 이슈를 통해 조만호 의장을 비롯해 경영진의 '위기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리스크를 최대한 빨리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무신사의 IPO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무신사는 IPO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고 있진 않지만, 외형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런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2019년 미국 세쿼이아캐피탈 등에서 1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3월에는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세콰이어캐피탈과 IMM 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