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범경기 꼴찌? 에이, 2~3승 더 하려면 할 수 있지만…"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우승 3회. 김태형 감독이 두산 베어스에 부임한 이래 일궈낸 금자탑이다.
하지만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점점 하락세다. 2015년 김 감독 선임 첫 3년간 3위를 차지했던 두산은 2018년에는 5위로 내려앉았고, 2019~2021년에는 8위, 그리고 올해는 1승3무8패로 꼴찌가 됐다. 2005년(8개 구단) 이후 17년만이다.
29일 만난 김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그에게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준비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무대일 뿐이다.
"2승 3승, 하려면 할 수 있다. 주전 안 빼면 되지 않나. 하지만 기존 선수들 컨디션 점검하고, 부상에 대비해 다음으로 준비하는 선수들 테스트하는 자리다. 기분이 별로 좋진 않지만, 그런 걸 생각하면서 치르는 무대는 아니다. 시범경기 타격왕, 홈런왕하고도 사라진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다만 분명한 것은 두산이 지속적인 FA 유출에 시달려온 팀이라는 것. 그가 부임한 이후만 따져도 이원석(2017, 괄호 안은 팀을 옮긴 첫 시즌) 민병헌 김현수(2018) 양의지(2019) 최주환 오재일 이용찬(2021) 박건우(2022)가 차례로 팀을 떠났다. 하나하나 그가 아끼던, 두산의 중추를 이루던 핵심 선수들이다.
그래서 이날 NC 전 패배는 더욱 씁쓸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결승타를 때린 선수는 4번타자 양의지, 2-1에서 2점을 더 달아나는 쐐기타를 친 선수는 박건우였다. 그리고 9회말 마무리로 등판해 두산의 추격을 저지한 투수는 이용찬. 세 선수의 FA 총액만 25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2014년 FA였던 이종욱과 손시헌까지 떠올리면, 두산발 FA를 향한 NC의 거듭된 구애가 인상적이다. 두산이 이만한 선수들을 줄줄이 내보내고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기어코 진출한 것이 새삼 놀랍다.
새 시즌을 앞둔 두산은 적지 않은 물음표가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 삼진 225개를 잡아내며 무려 190만 달러(약 22억 9800만원)에 재계약한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미란다는 이날 캐치볼을 시작했다. 복귀 시점은 현재로선 미정이다.
지난해 홈런 7위(28개)에 오른 거포 양석환 또한 시범경기 내내 복사근 부상에 시달렸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재활에 집중한 양석환은 시범경기 마지막 2경기 NC전에 출전, 8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아직 공수에서 감각이 완전치 않다.
두산 선발진은 새 외국인 선수 로버트 스탁을 비롯해 최원준 이영하 곽빈 박신지로 구성됐다. 홍건희 김강률 이승진 김지용 임창민 등 불펜도 여전히 탄탄하다.
'시범경기를 통해 아쉬운 점은 없나'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현답'으로 답했다. 여전히 그다운 자신감이 넘친다.
"100% 계획대로 되는 시즌이 있나. 아쉬워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시즌을 치르면서 투타 전력을 더 구성해나가려고 한다. 지금보다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을 더 찾고 보완해서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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