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판정승도 없다.
아무리 안타를 많이 치고 내용상 우세한 경기를 펼쳐도 단 1점이라도 지면 패배가 기록된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의 개막 두번째 경기. 두산베어스의 초반 흐름은 불길했다.
1,2회 한화 에이스 닉 킹험을 잘 공략하고도 점수를 뽑지 못했다.
1회 1사 후 안재석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페르난데스의 좌익선상 안타가 이어졌다. 빠르게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 안재석의 3루행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한화 좌익수 터크먼의 원스텝 원바운드 송구에 3루에서 태그아웃. 1사 1,3루가 될 상황이 2사 1루가 되면서 선취점 기회가 무산됐다.
2회에는 더 큰 찬스를 잡았다. 선두 양석환과 김인태의 연속안타로 무사 1,3루. 하지만 강승호 박세혁의 연속 삼진에 정수빈의 땅볼로 또 한번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불길한 흐름. 한화에게 선취점을 내주면 끌려가는 경기가 될 공산이 컸다. 한화는 2회부터 4회까지 꾸준히 출루에 성공하며 호시탐탐 선취점을 노렸다.
불안한 흐름을 단숨에 정리한 선수가 있었다.
지난 겨울 4년 총액 115억원에 친정 두산에 잔류한 리그 최고의 왼손 거포. 가장 필요한 순간 한방이 터졌다.
0-0으로 팽팽하던 4회말 선두타자로 두번째 타석에 선 김재환. 킹험의 4구째 127㎞ 커브가 몸쪽 높은 쪽에 형성됐다. 김재환의 배트가 거침 없이 돌았다. 오른쪽으로 비행한 타구. 열심히 따라간 우익수 시선을 벗어나며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선제 솔로홈런. 초반에 흔들렸던 킹험은 7이닝 5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결국 경기는 1대0으로 끝나면서 이 한방은 그대로 두산의 승리타점이 됐다. 짜릿한 개막 2연승. 6이닝 3안타 무실점 역투의 최원준과 3이닝 무실점의 필승조, 김재환의 결승 솔로포가 만든 승리였다.
김재환의 한방이 없었다면 전체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친 두산의 경기 후반은 장담할 수 없었다.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거포 슬러거. 두산이 왜 115억원이란 거액을 투자했는지, '현질'의 이유를 잘 보여준 천금 같은 한방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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