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딜레마, 비로소 풀릴까?'
정규리그 1위를 일찌감치 확정하고, 역대 두번째 통합우승을 노리는 KB스타즈에게 이번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은 향후 팀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박지수 활용에 관한 딜레마, 그리고 이를 풀어갈 길을 조금씩 찾아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팀의 대들보이다. 상대를 압도하는 신체적인 조건과 더불어 프로 6년차를 맞는 올 시즌 더욱 기량이 만개하면서 그 위력은 배가 되고 있다. 하지만 활용법은 늘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박지수를 중심으로 전략을 짜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로 인해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고 만약 코트에서 물러났을 경우 구심점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공수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스몰 라인업으로 바뀌었을 때 그 나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농구를 해야 진정한 강팀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은 전임 안덕수 감독은 물론이고 현 김완수 감독에게 주어진 지상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 정규리그가 아닌 BNK썸과의 플레이오프(PO) 1~2차전, 그리고 우리은행과의 챔피언 결정전 1차전 등 포스트시즌에서 조금씩 해법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박지수가 시즌 막판 팀에서 가장 늦게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자가격리를 끝낸 후에도 좀처럼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고질적인 고관절 부상으로 인해 3경기 모두 평균 30분씩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를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메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박지수는 코트에 나섰을 경우엔 리바운드에 집중하면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후의 풋백 득점 그리고 상대가 어쩔 수 없이 더블팀 수비로 상대할 경우 빈공간에 위치한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해 성공 확률을 높이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FA로 영입한 특급 슈터 강이슬이 내외곽에서 이를 전달받아 득점으로 찰떡같이 성공시키는 것은 물론, 박지수가 벤치로 물러났을 때에는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으로 코트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는 플레이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여기에 강이슬 영입 전 이런 플레이를 가끔씩 보여줬던 김민정이 부담감을 내려놓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데다, 3년차를 맞은 올 시즌 주전으로 급성장한 허예은마저 돌파형 가드로서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등 공격 옵션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
여기에 박지수가 버틸 때는 움직임을 최소화 시킨 2-3 지역방어를 주로 가져가지만, 빠졌을 경우 맨투맨으로 전환한다든가 혹은 순간적인 트랩이나 앞선부터 전면 프레싱에 나서는 등 높이가 낮아진 대신 빨라진 스피드를 잘 활용하면서 부족함을 보완하는 수비 전술도 짜임새를 높이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만약 KB가 이처럼 박지수의 플레이 타임을 계속 30분 이내로 가져갔음에도 나름의 공수 밸런스를 완성시켜 챔프전마저 제패했을 경우 '박지수 원맨팀'이란 그림자를 확실히 지울 수 있는 절호의 계기가 마련된다고 할 수 있다. 이래저래 KB에겐 엄청나게 중요한 챔프전임은 분명하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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