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따뜻한 기술.'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둔 장애인 주간인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선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과 장애인 정책 입안에 힘써온 김예지 의원(국민의힘), 장혜영 의원(정의당),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회장 정진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사장 조향현), 한국장애인개발원(원장 최경숙)이 주관한 '모두를 위한 따뜻한 기술' 전시회에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나란히 참석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출신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교육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김승수 의원(국민의 힘), 정청래 의원(더불어민주당, 문체위), 복지위 간사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평소 장애인 정책에 관심을 쏟아온 각 상임위 여야 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봄날 국회 로비는 대성황을 이뤘다.
이날 전시회는 '모두를 위한 근무환경'이라는 타이틀로 보조공학 기기가 전시됐고, '모두를 위한 체육'이라는 제하에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준비한 파라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알파인스키, 배드민턴, 휠체어농구, 육상, 탁구 등 동하계 패럴림픽 10개 종목 마네킨이 전시됐다.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부스에선 공모전 수상작이 전시됐다.
전시회 현장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모두를 위한 따뜻한 기술'에 지지의 뜻을 전했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은 "최근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흐름이 생긴 것이 안타깝다"면서 "장애인의 삶에 가장 기본이 되는 물리적 차별을 해소해주는 '기술'은 정말 중요하다. 장애인이 언제 어디서나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일하고 운동하게 해주는 유니버설 디자인과 기술이 완성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행할 수 있다. 그 길에 국회도 동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장애인주간을 맞아 이런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장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를 향한 마음이 모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에 여야가 따로 없다"고 화답했다. "앞으로 국회에서 여러분을 위한 예산 확보와 정책 개발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패럴림픽의 열렬한 팬'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아낌없는 지지의 뜻을 표했다. "장애인들에겐 하루하루가 도전이다. 장애인들을 마음으로, 물질로 응원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기술로 응원하는 부분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창패럴림픽 때 파라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선수들의 장비와 기구를 유심히 살펴봤고, 외국팀의 전시회도 갔었다"며 경험담을 공유했다. "외국 장비와 보조기기는 우리보다 더 정교하고 좋은 것들이 많더라. 외국선수들이 부러웠다. 우리도 장애인과 장애인선수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는 보조공학이 더 많이 발전하고 기술이 더 많이 개발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전시회를 공동기획한 김예지 의원은 시각장애 피아니스트이자 동계체전 크로스컨트리 스키 은메달리스트 출신 체육인이다. 김 의원은 "따뜻한 기술을 통한 다양한 보조기기와 기술이 발전해 스포츠활동을 하는 장애인들이 좀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장애인들에게 좋은 것은 비장애인들에게도 좋은 것"이라면서 유니버설 기술과 디자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저도 더 많은 기술이 진흥되도록 국회에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발레리나 출신 척수장애인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도 운동을 좋아한다. 남편은 휠체어럭비 코치(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정낙현)다. 장애인들의 삶은 운동을 통해 바뀐다.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니라 스스로 세상으로 나아가 자립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더 많은 장애인들이 더 나은 기술을 통해 일상 속에서 운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드니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보시는 바와 같이 보조공학 기구의 발전을 통해 장애인들의 생활이 편리하고 윤택해졌다"면서 "앞으로도 스포츠과학, 스포츠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장애인체육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전시회 오프닝 사회를 맡은 '평창 레전드' 한민수 파라아이스하키 감독 역시 "예전 의족은 허리벨트가 조이고 아파서 오래 걸을 수 없었다. 하지만 국가대표가 되고, 전문기업인 오토복코리아의 고기능 의족을 후원받으면서 5km쯤은 가볍게 걸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 선수들에게 의족, 휠체어 장비와 기술은 삶의 질을 완전히 바꿔놓는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현장에선 대한장애인체육회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활발하게 전개중인 '위더피프틴(#WeThe15)' 캠페인도 소개됐다. "전세계 장애 인구가 15%라고 한다. #WeThe15 캠페인을 통해 장애에 대한 이해와 인식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제안에 참석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동참의 뜻을 전했다. 단체사진 촬영, 보랏빛 스카프를 맨 여야 의원들이 '#WeThe15'을 상징하는 '숫자 15' 수어 포즈를 취하며 활짝 웃었다. 국회(여의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