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창원NC파크 팬들이 환호와 함께 우레 같은 박수를 보냈다. 2013년 부터 창단 멤버로 NC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던 바로 그 선수, 김태군(33)이었다.
지난 겨울 심창민 김응민과의 2대1 트레이드로 8년 정든 NC를 떠나 삼성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포수.
친정 팬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는 '아쉽지만 수고 많았다'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김태군은 헬멧을 벗어 정중한 인사로 관중석 곳곳으로 몸을 돌려가며 예의를 갖췄다.
신생 팀 시절부터 식지 않는 열정을 팀에 불어넣던 에너자이저. 친정 팬들은 김태군이 보이는 것 이상으로 얼마나 가치 있는 선수인지를 잘 알고 있다. 새로운 팀에서도 그 모습 그대로다.
김태군은 19일 열린 NC다이노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창원NC파크를 밟았다.
5-11로 크게 뒤진 9회초 2사 2루에 대타로 타석에 섰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상황. 적당히 치고 들어올 만도 했지만 김태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NC 투수 김태경과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2사 1,2루가 됐고, 루키 이재현의 벼락 같은 데뷔 첫 홈런이 터졌다. 8-11로 추격하는 3점 홈런.
김지찬의 좌전안타까지 이어지자 순식간에 게임 양상이 변했다. 세이브 상황이 됐고 결국 NC 불펜은 마무리까지 올려 경기를 끝내야 했다. 김태군의 볼넷 하나가 바꿔놓은 흥미로운 풍경이었다.
리그 최고 포수 강민호와 시간을 나누고 있는 김태군은 벤치에 앉혀 놓기 아까운 포수다.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갖춘 리그 정상급 안방마님.
타격도 날카롭다. 올시즌 11경기 0.346의 타율에 OPS가 0.876. 9개의 안타 중 2루타가 3개나 된다. 타석에 설 때마다 무언가 기대를 품게 하는 포스가 있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김태군 선수는 주전선수라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 팀에는 주전 포수가 두명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벤치에 있어도 노는 게 아니다. 김태군은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기운을 선수단에 전달한다. 뉴 커머지만 기존 선수를 압도하는 긍정의 파워가 넘친다.
허 감독은 "공수에서 많은 역할 해주고 있고, 덕아웃에서도 넘치는 화이팅으로 좋은 분위기와 좋은 에너지를 주고 있다. 잘 데리고 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김태군은 21일 창원 NC전에 4경기 만에 선발 출전해 선발 수아레즈와 호흡을 맞춘다.
친정 팬들 앞에서 첫 선발 출격. 어깨가 무겁다. 5연패를 끊고 2연속 스윕패를 막아야 한다.
연패 속에 살짝 침체된 팀 분위기. 더 밀리면 답이 없다. 삼성은 지금 김태군의 무한 에너지에 기대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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