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동안 내가 편하게 농구했구나(웃음)…."
말없이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던 울산 현대모비스의 '막내 에이스'가 확 바뀌었다. 이제는 팀을 이끄는 리더로 중심을 잡고 있다. '베테랑' 함지훈(38·울산 현대모비스)의 얘기다.
프로에서만 14시즌(상무 시절 제외)을 뛴 함지훈은 올 시즌 제대로 '회춘모드'를 자랑했다. 그는 정규리그 54경기에서 평균 25분12초를 뛰며 10.2점-4.7리바운드-3.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8~2019시즌 이후 세 시즌 만에 54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또한, 2016~2017시즌 이후 다섯 시즌 만에 더블 득점을 달성했다.
함지훈은 "힘들긴 했다(웃음). 농구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했다. 다행히도 부상 없이 시즌을 치렀다. 지금 다치면 큰 일난다. 시즌을 치르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면 은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현대모비스 '200살 라인업'의 막내였다. 당시 같이 뛰었던 아이라 클라크와 양동근은 코치로 보직을 옮겼다. 문태종도 은퇴했다. 코트에 혼자 남은 함지훈은 띠동갑이 넘는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의 히트상품은 서명진-이우석-신민석-김동준으로 이어지는 '99즈(1999년생들)'였다.
함지훈은 "선수들 나이 들으면 깜짝 놀란다. 그래도 지금은 좀 괜찮아졌다. 양동근 형이 은퇴한 뒤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비시즌 연습경기를 할 때부터 적응이 안 됐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10년 넘게 함께 뛰던 선수들이 바뀐 것이다. 낯설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며 입을 뗐다.
그는 "제일 문제는 내가 주장이 된 것이었다. 예전에는 그냥 농구만 하면 됐다. 지금은 여러 가지로 해야 할 게 많다. 아직 엄청 많이 부족하지만 노력하고 있다. 그나마 옆에서 도와주는 덕분에 열심히 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현대모비스에 10년 넘게 있었지만, 그동안 내가 편하게 농구했구나' 싶다"며 웃었다.
함지훈은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며 또 다른 꿈을 꾼다. 함지훈은 "올 시즌 개막 전 유재학 감독님께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말씀을 하셨다. 우리에겐 성장을 바라보는 시즌이었다. 후배들과 함께 정규리그와 6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후배들이 성장한 게 보인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 아직 더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6월 13일부터 다시 훈련에 돌입한다. 지금까지 우승을 다섯 번 경험했다. 우승은 해도 해도 계속 하고 싶다. 우승을 한 번 더 하고 싶다. 부족한 부분을 알고 더 훈련해서 더 좋은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굳게 다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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