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갑자기 발생한 심장 질환으로 조기 은퇴한 '맨체스터 시티 레전드' 세르히오 아구에로(34)가 역사적인 경기에서 입었던 유니폼 상의가 경매에 나온다. 영국 현지 경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낙찰가는 무려 100만파운드(약 15억7000만원). 물론 이보다 더 높이 올라가거나 낮은 금액에서 낙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워낙 역사적인 경기에서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을 때 입었던 유니폼이라 예상가보다 더 높게 낙찰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 대중매체 더 선은 9일(한국시각) '아구에로가 2011~2012시즌 맨시티의 극적인 리그 첫 우승을 만든 역사적인 골을 넣을 때 입었던 유니폼 셔츠가 경매에 나오게 됐다. 100만파운드에 팔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스타인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그 유명한 '신의 손' 골을 넣을 때 입었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 상의가 714만파운드(약 112억원)에 경매에서 낙찰된 바 있다. 아구에로의 맨시티 유니폼 상의는 그 후속타인 셈이다.
이번에 경매에 나오게 될 맨시티 유니폼은 아구에로가 2011~2012시즌 리그 최종전 때 입었던 것이다. 단순히 10년 전 경기 때 입은 유니폼이 아니다. 아구에로는 이 유니폼을 입고, 결승골을 터트리면서 맨시티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역사적인 경기였다.
일단 아구에로는 맨시티에 합류한 첫 시즌이었다. 새 팀에 오자마자 핵심 공격수로 자리잡았고, 심지어 시즌 최종전 마지막 순간에 결승골까지 터트렸다. 이 골은 단순히 승리를 만든 골이 아니다. 바로 이 골 덕분에 맨시티가 첫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당시 맨시티는 '평생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치열한 우승 다툼을 펼치고 있었다. 38라운드 최종전까지 승부가 가려지지 못했다. 맨유가 먼저 선덜랜드를 상대로 1대0 승리를 거두며 우승 문턱에 다가섰다. 맨시티도 퀸즈파크레인저스를 상대로 최종전을 치렀다. 맨시티가 우승하려면 여기서 승리해야 했다. 하지만 맨시티는 오히려 1-2로 끌려갔고, 정규시간이 다 지나갔다.
그러나 추가시간 4분 동안 기적이 생겼다. 에딘 제코와 아구에로가 4분간 연달아 골을 터트리면서 최종 스코어 3대2로 승리한 것. 덕분에 맨시티는 리그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아구에로의 결승골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우승이었다. 이때 입었던 유니폼이기 때문에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아구에로의 마지막 결승골은 '프리미어리그 사상 가장 위대한 순간'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한편, 이 유니폼 경매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전액 고환암과 뇌졸중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