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정준호가 '히트맨'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정준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어부바'는 부산 해안가 포구의 멋쟁이 '어부바호' 선장 종범(정준호)이 철없는 동생의 느닷없는 결혼 선언과 늦둥이 아들의 첫사랑, 친구들과의 우정까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정준호는 6일 진행된 영화 '어부바' 인터뷰에서 "실제 내 아들이 아홉살인데 일곱살 때부터 TV를 통해 아빠가 배우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빠 무슨 영화 찍었어?'라고 묻더라"며 "그런데 같이 볼 영화가 많지 않더라. 자극적인 장면도 많아서 아들과 편안하게 볼 영화가 별로 없었다"고 털어놨다.
"'어부바' 시나리오를 받았을때 '이 영화다' 싶었다. 내가 배우생활을 오래 했지만 아버지가 되고 자식을 낳다보니 가슴 속에 뭉클하게 남을 수 있는 영화가 필요했다."
또 정준호는 "아무래도 배우들에게 첫번째는 영화가 흥행을 해서 투자자에게 좋은 결과가 갈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선택하다보니 흥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비슷한 장르, 비슷한 연기를 하는 작품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어부바'는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자존심을 버려가면서 가족을 지키는 아버지의 모습이 충분히 공감이 가고 '나도 그렇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범 캐릭터는 본인 업에 최선을 다해 가정을 지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역할이다. 아들이 애 어른 같고, 아빠가 약속 안지키면 다 기억했다가 얘기하는 스타일이다. 마냥 어린 아들인 줄 알았는데 아빠가 힘들 때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주는 것처럼 인생사 다 겪은 어른처럼 말하는게 우리 아들과 비슷하더라"고 웃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고 오십이 넘어 가정도 갖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1, 2등 보다는 인생의 진면목을 보면서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 영화 촬영장은 수백억이 들어간 영화 못지 않게 분위기가 좋았다. 그래서 식사며 간식을 내 돈으로 산 것이 더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웃음)"
메가폰을 잡은 최종학 감독은 "정준호가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고도 촬영에 임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준호는 "영화라는게 하루 촬영을 못하면 그만큼 제작비가 나가고 다른 연기자들의 스케줄도 있다. 그래서 모두들 정말 큰 상처가 아니고는 그날 촬영분은 그날 다 소화하려고 한다. 흔히 있는 일이다. 뒷 인대가 끊어져 2~3주는 움직이지 말라고 했는데 그냥 촬영하긴 했다"고 털어놨다.
"아내(이하정)와 아내 동료 아나운서들이 시사회에서 보고 많이 울었다더라. 그래서 처음엔 내가 출연했다고 해서 과하게 칭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분들이 우리 쫑파티에 와서 얘기하는데 정말 관객들이 다 울어다고 하더라."
정준호는 현재 MBC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도 출연중이다. 제작에 한창이 절친 신현준 주연의 영화 '귀신경찰'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부터 쇼타임' 8회에 저승사자 역할이 있다. 그래서 신현준에게 특별출연을 의뢰했더니 며칠 고민하고 하겠다고 하더라. 나는 며칠 고민한 것이 기분 나쁘더라"라고 농담한 정준호는 "신현준 주연의 '귀신경찰'이라는 영화의 특별출연을 부탁해서 하겠다고 했다. 출연료는 기름값만 줘놓고 주연처럼 활용하더라"고 농담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