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이별해야 한다. 3년이 넘은 정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KT 위즈가 올시즌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지난해 우승을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윌리엄 쿠에바스가 1호 퇴출 선수가 됐다. 2019년 이강철 감독의 부임과 함께 KT에 온 쿠에바스는 올시즌까지 통산 33승2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부상 등으로 인해 9승에 그쳤지만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서 이틀만 쉬고 등판해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보여주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 감독과는 인연이 깊다. 워낙 좋은 구위를 가진 쿠에바스였지만 본인의 스타일을 너무 고집했다. 3년간 이 감독과 쿠에바스는 매년 피칭 스타일에 대해 싸워왔다. 중간으로 보낸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었다. 그렇게 말을 안듣던 쿠에바스가 지난해 후반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더니 완벽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까지 이뤄냈다. 이 감독으로선 쿠에바스에 대해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다.
그래서 기다렸다. 올시즌 2경기만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이전에 수술했던 부위라 더욱 조심스러워한 쿠에바스에게 충분히 본인이 괜찮다고 느낄 때까지 기다려준다고 했었다. 하지만 한차례 이뤄진 캐치볼에서 다시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이후 구단은 더 기다리기 쉽지 않았다. 대체 투수를 알아봤고, 지난해 교체를 대비해 봐왔던 웨스 벤자민을 영입하게 됐다.
이별이 확정된 18일 쿠에바스가 수원 KT위즈파크에 왔다. 구단과 얘기를 나눴고, 이 감독도 쿠에바스와 인사를 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는 너무나 특별한 케이스의 선수다. 우리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친 선수 아닌가"라며 "가지고 있는 구위도 좋아서 되도록이면 기다리려고 했는데 다시 아플 경우 시즌을 통째로 날릴 수도 있어서 고민을 했다. 검진을 받을 때마다 다른 의견이 나왔는데 수술 얘기까지 나와서 결정을 내렸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비즈니스이긴 하지만 같이 야구한 정이 있지 않나. 안타깝고, 감사하다"면서 "본인도 쿨하게 받아들이긴 하지만 아쉬워 하더라"라고 했다.
새 외국인 투수 벤자민은 우투수 밖에 없는 KT 선발진에 왼손이 필요해서 영입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에 오른손 투수 밖에 없어서 왼손 타자가 많은 팀에 힘들다"면서 "후보가 2명이었는데 비슷하다고 해서 왼손 투수로 가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양현종과 함께 뛰었기 때문에 양현종에게 미리 물어봤었다고. 이 감독은 "작년에 영입리스트에 있을 때 양현종에게 물어봤었다. 현종이도 적극 추천했었다"면서 "우승하면서 둘 다 함께 하기로 해 없던 일이 됐었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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