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박)동원이형 글러브만 보고 던졌어요."
최근 KIA 타이거즈 투수들이 입버릇처럼 내놓는 말이다.
지난달 24일 키움 히어로즈에서 KIA 타이커즈로 이적한 포수 박동원(32). KIA는 시즌 전 약점으로 지적됐던 안방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키움에 김태진에 현금과 신인 지명권이라는 적잖은 대가를 치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최근 포수 마스크보다 지명 타자 역할을 맡는 경우가 잦았던 박동원이 가진 투수 리드, 수비 등 포수 본연의 역할에 포커스를 맞췄다. 다만 투수와의 호흡이 활약의 첫 과제인 포수 자리의 특성상 시즌 중 갑작스럽게 유니폼을 바꿔 입은 박동원의 적응까진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여겨졌다.
박동원은 KIA에 빠르게 녹아든 눈치. 포수로 출전 시간을 쌓아가면서 안정적인 수비와 리드를 보여주고 있다. 강점인 클러치 능력은 덤. KIA 투수들은 박동원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뒤 약속이라도 한 듯 "포수 리드가 워낙 좋았다. 1회 투구 후 대화를 나누고, 이후 포수 글러브만 보고 던졌다"고 복기하고 있다. 투수들이 호투 후 으레 포수에게 공을 돌리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벤치에서 박동원의 리드를 지켜본 KIA 김종국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김 감독은 "박동원이 상대 타자로 있을 때 느꼈던 점을 볼 배합으로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박동원이 그동안 (키움 시절) 우리 팀 투수들을 타석에서 보고 상대 타자 입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많은 연구를 통해 상대 타자의 습성도 잘 아는 것 같다"며 "잘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컨디션이 안 따라주면 리드대로 안될 수도 있다. 투수들이 (박동원에게 리드를) 많이 맡기고 잘 따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라고 해도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피해가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반대로 컨디션이 나쁘거나 구위가 떨어지는 공을 가진 투수라도 도우미인 포수 덕에 이닝을 채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KIA 투수들의 시선을 따라가보면 박동원의 가세는 마운드에 충분히 힘이 되는 모양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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