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거침 없는 허슬플레이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삼성 피렐라(33).
뜨거운 열정이 예기치 못한 부상을 불렀다.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피렐라는 지난 19일 허슬플레이 중 손가락을 삐어 교체됐다.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6차전.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피렐라는 1-1 팽팽하던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1루 땅볼을 친 뒤 전력질주했다. 1루수가 투수에 토스한 공이 빗나가는 실책으로 세이프.
종반 승부, 선두 타자 출루가 중요했던 피렐라는 사력을 다해 뛰어 1루를 향해 몸을 날렸다. 슬라이딩 거리가 짧았다. 1루 베이스에 왼쪽 손이 걸리면서 충격을 받고 지나갔다. 순간 엄지를 접지른 피렐라는 장갑을 벗고 한참 고통을 호소했다. 트레이너의 응급 조치 후 플레이를 이어간 피렐라는 오재일 타석 때 2루도루에 실패한 뒤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벤치에 돌아와 치료를 받던 피렐라는 더 이상의 플레이는 힘들 것으로 판단돼 8회말 수비 때 최영진과 교체됐다.
당시 삼성 측 관계자는 "피렐라 선수는 왼 엄지 염좌로 선수 보호 차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열정의 대가는 컸다.
다음날 손이 부어오른 피렐라는 20일, 21일 연이틀 대구 KT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피렐라는 이번 3연전에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트를 받쳐 쥐는 손이라 무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현재 0.389의 타율과 6홈런 26타점 31득점 6도루. 타율, 장타율, 출루율, 안타 1위 등 리그 최고 타자로 승승장구 하던 타선의 중심. 허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고 했지만 타석 기폭제의 부재 여파는 컸다.
이틀 간 삼성은 뷰캐넌과 수아레즈 등 외인 원투펀치를 모두 내고도 접전 끝 경기를 모두 내줬다. 2경기 모두 팽팽한 동점 시소전 끝에 각각 9회와 연장에서 승부가 갈렸다. 피렐라가 있었다면 경기 양상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었다.
피렐라의 부재 속에 삼성은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양면성이 있는 행위다.
탄력을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려 들어가는 것보다 빠르지 않아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침체돼 있던 벤치에 승리를 향한 투지를 깨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반면, 치명적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가급적 벤치에서는 자제시킨다.
두산 간판타자 김동주는 지난 2006년 3월 WBC 아시아라운드 대만전에서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어깨뼈가 골절되는 중상으로 2006 시즌을 절반 이상 뛰지 못했다.
본능적이기도 하고, 의식적이기도 한 피렐라의 허슬플레이.
허삼영 감독은 "자제시키고 싶어도 선수가 일단 그라운드에 서면 제어가 안된다"며 못 말리는 열정을 설명한다.
하지만 팀 내 비중과 긴 시즌을 생각하면 이번 부상을 계기로 적어도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 등 위험한 허슬플레이는 어느 정도 자제가 필요해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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