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뇨·잔뇨 등 소변 이상증세에 시달리는 중년 남성들은 대개 전립선염증이나 비대증처럼 전립선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의심한다.
하지만 막상 검사를 하면 전립선 자체에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여성들도 사정은 비슷해 당장 방광염 같은 질환이 아닌데도 역시 소변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한의학박사)은 "전립선이 50~80g으로 커져도 소변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방광의 건강성이 좋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전립선 크기가 15~20g으로 정상인데도 다양한 소변 증세로 고통을 받는 환자들은 먼저 방광의 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전립선은 양호하지만 방광의 탄력성과 수축하는 힘이 떨어져 소변 곤란 증세가 생긴 경우다"고 설명했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해 배출하는 기관이다. 근육으로 이루어진 소변 저장 주머니로 요관과 요도가 연결되어 있다. 콩팥에서 노폐물을 걸러 흘러나오는 소변을 저장했다가 일정한 양의 소변이 차오르면 요도를 통해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우리 몸의 순환을 담당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방광의 기능이 저하돼 소변을 제때 제대로 비울 수 없게 되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의도치 않게 소변을 흘리는 등 하루하루 불편을 느끼게 된다.
가장 큰 고통은 다양한 배뇨장애다. 소변이 하루 8회 이상 자주 마렵고(빈뇨), 소변을 볼 때 오랜 시간이 걸린다(지연뇨). 또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세뇨) 중간에 끊기는가 하면(단축뇨) 일을 다 보고 나서도 개운치 않은 증상(잔뇨)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15분마다 한 번씩 하루에 화장실을 수십 번을 찾는 등 마음대로 오줌을 참지 못해 일상생활 자체가 곤란해지기도 한다.
방광 기능이 약해지는 원인은 다양하다.
이와 관련해 손기정 원장은 "우선, 여성들은 만성방광염이나 과민성방광, 남성들의 경우 전립선염이나 비대증으로 소변 곤란 증세를 겪으며 오랜 기간 문제를 안고 지내면 방광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장기 만성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은 방광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당장 방광염이나 전립선에 이상이 없는데도 방광기능저하로 고생하는 환자도 있다. 평소 소변을 꾹 참는 일이 잦아 방광이 늘어져 수축하는 힘이 약해졌거나 노화로 방광 근육의 탄력이 저하된 경우다.
방광의 소변 저장 기능이 떨어져 제대로 저장하지 못하면 자주 요의를 느끼는 빈뇨증상이 생긴다. 또한 탄력이 떨어져 꽉 짜주지 못하면 소변을 조금씩 자주 내보내고 잔뇨감에 시달린다. 또 디스크 같은 허리 수술의 후유증, 방광 근처의 수술, 분만 후 방광 감각이 약해진 상태에서 소변이 많이 찰 때도 주로 생긴다. 젊은 여성들은 분만이나 산부인과 수술 후 골반 근육이 약해지고 방광과 요도가 처져 방광 기능 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
방광기능저하를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 방치하면 중병을 부를 수 있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방광 기능이 떨어진다는 질환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방광을 수축시키는 콜린성 약물이나 근육이완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오히려 방광의 탄력이 저하돼 오랫동안 고생을 할 수 있어 환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방광이 수축력을 잃어 방광 안의 소변을 제대로 비워낼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 소변 줄을 착용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방광의 기능을 회복하는 한의학적 치료는 약해진 방광의 탄력을 회복하고 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뇨 생식기계통을 보하는 육미지황탕 처방에 소변기능을 개선하는 복분자, 차전자, 익지인 등 을 체질에 맞게 가감해 처방하고, 환자에 따라서는 하복부 침과 온열요법을 병행한다.
손기정 원장은 "한방 치료는 방광의 건강성을 회복해 소변 저장량이 늘어나고 배출 능력이 좋아져 소변 후 잔료량이 줄고, 이렇게 소변 배출이 정상화되면 전반적인 신체 능력이 향상된다"며 "방광 기능이 약해져 소변 곤란증세로 고통을 겪는 분들은 치료와 더불어 평소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아랫배와 허리를 자주 마사지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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