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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빠른 역습, 벤투호 '남미 트라우마' 벗어날 해법 찾았다, 황희찬+손흥민 골 2대0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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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A대표팀이 '남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해법을 찾았다.

한국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친선 A매치에서 전반 11분 황희찬의 결승골과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추가골에 힘입어 2대0 승리를 거뒀다.

이날 벤투호는 2일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전 1대5 대패의 여파가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남미 팀에 유독 약했다.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대4로 패했고, 16강에선 우루과이에 1대2로 패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볼리비아와 1대1로 비겼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선 우루과이에 0대1로 패하기도. 19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아르헨티나에 1대3으로 졌다.

벤투호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한 조에 속했다. 반드시 승리의 해법을 찾아 승점을 쌓아야 한다. 브라질은 범접할 수 없는 경기력을 갖췄다면 칠레와는 해볼 만했다. 칠레는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자연스럽게 전력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왔고, 심지어 주력 알렉시스 산체스, 아르투로 비달 등 월드 클래스 기량을 보유한 스타들이 대거 빠졌다. 특히 카타르월드컵 남미예선 이후 새로 선임된 에두아르도 베리조 감독이 한국전에서 칠레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벤투 감독의 선택은 브라질전과 다른 전술과 선발 카드를 내밀었다. 4-1-4-1 포메이션 대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에 뒀다. 2선에는 나상호(FC서울) 황희찬(울버햄턴) '젊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배치했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FC서울)을 출전시켰다. 포백 수비라인은 김문환(전북)-권경원(감바 오사카)-정승현(김천)-홍 철(대구)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뚜껑이 열렸다. 예상과 달리 칠레는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먼저 골문을 연 건 한국이었다. 전반 11분 중원에서 정우영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벤투 감독이 제시한 해법은 '빠른 역습'이었다. 칠레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워크에 볼점유율을 내주더라도 볼을 소유했을 때 진행되는 빠른 역습으로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 19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손흥민의 침투패스를 쇄도하던 정우영이 크로스를 올린 것이 파울루 디아스에 맞고 굴절돼 페르난도 데 파울 골키퍼가 화들짝 놀라 막아냈다.

1-0으로 전반을 앞선 한국은 후반 11분 칠레의 알렉스 이바카체가 정우영에게 거친 태클로 경고누적 퇴장을 당해 수적 우위를 점하며 거세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이후에는 손흥민의 폭풍 슈팅이 이어졌다. 후반 19분에는 상대 패스를 끊고 문전까지 쇄도해 파울을 당했지만 페널티킥을 선언받지 못했다. 2분 뒤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2분 뒤에도 빠른 역습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날린 슈팅이 옆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수비진도 한결 견고했다. 벤투 감독은 김영권 대신 정승현이 센터백으로, 이 용 대신 김문환이 오른쪽 풀백으로 나서면서 포백에 변화를 줬다. 특히 정승현은 칠레의 스트라이커 벤자민 브레레톤과의 몸싸움과 공중볼 싸움에서 뒤지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끝까지 칠레를 괴롭혔다. 후반 30분 '엄살라' 엄원상을 투입해 체력소모가 큰 칠레의 뒷 공간을 노렸다. 90분 내내 빠른 역습을 주 득점루트로 활용한 전략이었다.

자축포도 터졌다. 후반 추가시간 아크 서클 정면에서 손흥민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한 날 터뜨린 자축포였다.

벤투호가 '우루과이 모의고사'를 잘 치러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