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우리 철원이가 언제 나오나….'
정철원(23·두산 베어스)은 올 시즌 두산의 주축 투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19경기에 나와 2승1패 7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는 등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팀 승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하고 오르는 마운드. 18일 KT 위즈전은 조금 더 발걸음이 무거웠다.
이날 새벽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오전 내내 청주시에 위치한 빈소를 지킨 정철원은 야구장에 온 뒤 평소와 같이 경기를 준비했다. 동료의 걱정에 미소도 잃지 않으며 "괜찮다"고 했다.
마운드에 오른 정철원은 또 한 번 팀의 리드를 지켰다. 선발 로버트 스탁에 이어 8회에 마운드에 오른 그는 최고 시속 151㎞ 직구와 커브 포크를 섞어 김민혁-알포드-강백호를 삼자범퇴시켰다. 두산은 5대0으로 승리했다.
정철원은 "외할머니께서 오늘 새벽 돌아가셨다. 마운드에 오를 때면 언제나 집중하지만, 오늘은 할머니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평소보다 더 의지를 다졌다"고 밝혔다.
정철원에게 외할머니는 더욱 각별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함께 살면서 나를 키워주셨다"고 했다. 이어 "야구를 아예 모르시는데도 내가 군에 있을 때, 2군에 있을 때 '우리 철원이 언제 나오나' 하며 두산 경기 생중계를 보신 분"이라고 떠올렸다.
그토록 기다렸던 손자는 TV에 나왔다. 너무 늦었을까. 정철원은 "막상 올해 1군에서 나올 땐 할머니께서 편찮으셔서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게 참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정철원은 "손자를 프로선수까지 키워주신 할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할머니께 부끄럽지 않도록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좋은 모습 보이겠다는 약속은 또 한 번 지켰다. 승리에 취할 겨를도 없이 정철원은 "할머니께 좋은 모습으로 인사를 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곧바로 다시 청주로 떠났다. .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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