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장군멍군이었다.
올 시즌 K리그2 우승향방을 가늠할 '1, 2위 빅뱅'은 아무도 웃지 못했다. 1위 광주FC와 2위 대전하나시티즌은 2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22라운드에서 1대1로 비겼다. 광주는 15경기 무패(11승4무), 대전은 홈 18경기 무패(12승6무)를 유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홈 18경기 무패는 구단 신기록이다. 광주(승점 46)와 대전(승점 37)은 승점차를 그대로 9로 유지했다.
중요한 승부,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은 '자신의 축구'를 강조했다. K리그2 최다득점 1위(광주·34골)와 2위(대전·33골)를 달리는 두 팀인만큼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원정이지만 비길 생각은 없다. 선수들에게 '비길 생각을 할거면 나가라'고 했다. 지면 졌지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 1, 2위의 대결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만큼, 광주 축구를 알린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공격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민성 대전 감독 역시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맘대로 안되는만큼 냉정하게 하라고 주문했다"며 "1위팀을 만나지만 공격적으로 하려한다. 리스크를 감수할거다. 우리 팀에 공격을 좋아하는 선수들이 많기에, 스피드로 밀고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양 팀 감독들의 말과 달리, 틈은 쉽게 나지 않았다. 광주와 대전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수준 높은 축구를 펼쳤다. 대전은 과감한 전방 압박으로 기회를 노렸고, 광주는 조심스럽게 만들어나가며 상황을 엿봤다. 광주가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4분 아론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김종우가 멋진 헤더로 대전 골망을 흔들었다. 김종우의 3경기 연속골. 김종우를 제로톱으로 기용한 전술이 멋지게 맞아떨어졌다. 대전은 전반 42분 수비수 김민덕 대신 미드필더 이진현을 투입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후반 17분 공격수 공민현 송창석을 연이어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운 대전은 기어코 동점골을 넣었다. 작품이었다. 레안드로가 돌파하며 오른쪽에서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송창현이 흘러줬고. 이를 잡은 공민현이 백힐로 내주자 이진현이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이 되면 강해지는 대전 특유의 공격 본능이 빛났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대전이 보다 절박했지만, 광주의 수비 조직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1대1로 마무리됐다. 다이렉트 승격권이 주어지는 1위 싸움에서 광주가 대전의 추격을 따돌리며, 한발 앞서는 분위기가 됐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