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계획을 정말 많이 세우는 편이에요."
2020년 신인드래프트로 두산에 입단한 양찬열(25·두산 베어스)은 그해 11월 입대했다. 대졸인 만큼, 빠르게 군 복무를 마치는 것이 낫다는 판단했다.
입대하면서 그는 많은 계획을 세웠다. 양찬열이 밝힌 MBTI(성격유형)는 ESFJ. 이 중 J는 판단형으로 계획을 짜고 행동에 옮기는 걸 선호하는 유형이다. "계획을 많이 짜는 편"이라고 밝힌 그는 "노트에 무엇을 하겠다고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곤 한다"고 설명했다.
휴가 계획부터 운동량, 복귀 후 일정까지 노트를 빼곡하게 채웠다.
군대에서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알차게 바뀌었다. "장타가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던 만큼, 꾸준하게 웨이트를 했다.
운도 따랐다. 대대장의 배려로 방망이를 반입해 스윙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대학 시절 야구를 함께 했던 동기도 만났다. 캐치볼 상대가 생기면서 꾸준하게 공도 던졌다.
코로나19로 휴가가 제한되면서 제대할 무렵 몰아서 나올 수 있었다. 팀에 합류해 운동하면서 조금 더 일찍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지난 5월 제대한 그는 복귀 후 첫 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달 27일 KIA 타이거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KIA 강병우의 초구를 받아쳤다.
양찬열은 "복귀해서 언제까지 2군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짰다"라며 "지금까지는 운 좋게 성공적으로 잘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남은 목표는 1군 등록. 이마저도 이뤄졌다. 퓨처스리그에서 17경기 타율 3할2푼9리 2홈런으로 좋은 모습을 이어간 양찬열은 21일 SSG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됐다. 곧바로 9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20년 6월14일 대전 한화전 이후 737일 만에 선발 출장이다.
양찬열은 "6월말에서 7월초에는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1군에 올라가는 건 내 뜻이 아니니 그만큼 몸 상태를 만들고 기다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양찬열의 준비 자세는 1군에서도 통했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그는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날렸다. 데뷔 첫 홈런. 이후에도 안타와 볼넷을 골라내며 3안타 4출루 경기를 했다.
양찬열은 "신인 때 1군에 올라왔을 때에도 선발 라인업에 넣어주셔서 대비는 했다"고 이야기했다.
수많은 계획을 짰던 그였지만, 미처 대비하지 못한 상황도 있었다. 홈런 세리머니와 동료들의 반응. 첫 홈런을 친 양찬열에게 동료들은 무관심 세리머니를 했다. 양찬열은 "내 세리머니는 참 별로였다"고 냉정하게 평가한 내린 뒤 "(무관심 세리머니는) 할 거 같았는데 막상 하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라고 했다.
두산은 박건우(NC)가 FA 이적을 하면서 외야 한 자리에 무한 경쟁이 열렸다. 개막전에서 기회를 받으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김인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강진성 조수행 안권수 등이 자리를 채웠고, 여기에 2군에서 뛰었던 홍성호 강현구 등도 1군의 맛을 봤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현실로 만든 양찬열의 모습은 두산 외야진에 또 한 번 새로운 경쟁 바람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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