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마무리보다 중요한 게 8회다. '약속의 8회'라는 말도 있지 않나."
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불펜이 8회까지 리드를 지킨다. 그리고 9회 막강한 마무리가 등판해 승리를 확정짓는다.
가능하다면 7~8회 등판하는 필승조가 확실하면 더 좋다. 그래도 마무리가 불펜의 중심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마운드 분업화가 이뤄진 현대야구의 가장 간단한 승리공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식에 도전하는 팀이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약팀'에 속한다는 시즌전 예상을 깨고 1위 SSG 랜더스에 2경기 뒤진 2위로 선두를 위협하고 있다.
키움의 상승세를 이끄는 힘은 마운드다. 안우진 요키시 최원태 애플러 정찬헌 한현희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45. SSG(3.24)에 이어 전체 2위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3.10으로 정우영-고우석이 버티는 LG 트윈스(3.15)에 앞선 리그 1위다.
그런데 키움의 불펜 운용은 LG는 물론 타 팀들과 다르다. 키움에서 등판 타이밍이 고정된 투수는 '8회'의 김재웅 뿐이다. 9회에는 이승호 김태훈문성현이 상황에 따라 등판, 경기를 마무리짓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2009년부터 수비코치로 키움에 몸담았다. 2020년 수석코치를 거쳐 지난해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야구기업' 키움의 시스템에 익숙한 인물이다.
'8회의 중요성'은 그런 홍 감독의 지론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마무리였던 조상우를 8회에 기용하기도 했다. 올해 키움 불펜의 중심도 8회에 등판하는 김재웅이다.
"경기의 승부처는 8회인 경우가 많다. 가장 좋은 (불펜)투수인 김재웅을 8회에 당겨쓰는 게 맞다고 본다. 시즌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진 성공적이다."
김재웅은 이날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시즌 20번째 홀드를 올렸다. 2위 정우영(18홀드)에 앞선 이 부문 1위다. 2011년 오주원(20개) 2020년 이영준(25개)에 이어 프랜차이즈 역사상 3번째 20홀드다. 키움은 올시즌 74경기를 치렀다. 정규시즌(144경기)의 반환점을 막 돌았을 뿐이다.
올해 37경기 36⅔이닝을 책임진 김재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0.74. 자책점이 단 3점 뿐이다. 최근 21경기(20⅔이닝) 연속 무실점을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를 마무리지은 투수는 문성현이었다. 올시즌 8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중이다. 이승호는 2승1패 8세이브7홀드 2.23, 김태훈은 2승1패8세이브 3홀드 2.96으로 역시 돋보이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경쟁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모양새다.
"지금 문성현 이승호 김태훈 등 여러 선수를 돌려가면서 마무리에 기용하고 있다. 당분간 이 체제를 유지할 생각이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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