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는 결과론이다.
결과에 대한 해석은 쉽다. 큰 의미 없는 왈가왈부일 뿐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확률을 계산해 예측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일. 현장의 사령탑과 코칭스태프의 능력이자 일이다.
박용택 은퇴 경기에 에이스 켈리 대신 임찬규를 앞세운 사령탑. 선수 만큼 부담이 있었다.
경기 전부터 등판 가능한 에이스 켈리 대신 임찬규를 올린 데 대해 '박용택 은퇴경기를 망치려고 하느냐'는 일부 팬들의 거센 비난이 있었다.
하지만 LG 류지현 감독은 꿋꿋했다.
임찬규 선발 카드를 밀어붙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긴장된 경기가 베테랑 임찬규의 오기와 혼을 깨웠다. 선발 5이닝 3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4대1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5월19일 KT전 5이닝 무실점 승리 이후 4경기 47일 만에 5이닝 무실점 피칭.
임찬규는 이날 경기 후 "처음에는 부담을 느꼈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라 생각했다. 용택이 형만 생각하면서 던진 간절함이 통했다"며 "작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렇고, 올해는 용택이 형이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줬다"며 '휘문택' 선배가 전환점이 됐음을 이야기 했다.
LG 류지현 감독도 안도했다.
다음 경기인 5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찬규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운건가 걱정했는데 잘 이겨냈다. 본인 이야기 대로 터닝포인트가 돼서 앞으로 좋은 느낌으로 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흐뭇해 했다.
임찬규를 올린 데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결과가 안 좋았다면 얘기를 들을 수도 있었겠죠. 그 경기가 시즌의 전부는 아닌데다 시즌 전반적인 계획을 봐야 하니까 결정을 했지만 찬규한테 과한 부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걱정은 됐어요. 전체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싶네요."
고독했던 결단. 일석이조의 결과를 가져왔다. 무더위 속 에이스의 등판을 늦춰준 보람이 있었다.
일주일 두차례 등판을 피해 7일 만인 5일 대구 삼성전에 등판한 켈리는 쾌투를 펼쳤다.
평소보다 더욱 공격적이고 빠른 템포로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1회 1사 1루에서 강민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한 것을 시작으로 6회까지 16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6회까지 단 64구, 7회를 80구로 마쳤다. 7이닝 4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 몸이 가벼원던 켈리는 7회 멋진 호수비와 함께 팀의 4대1 승리를 이끌며 8연승으로 시즌 11승과 삼성전 5연승을 챙겼다.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켈리는 "쉬었던 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특히 장마철 여름이라 몸 관리를 하는데 수월했고, 힘도 더 생기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우천 등 하루 더 쉴 수 있는 날이 생기면 잘 활용해서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켈리는 올시즌 삼성전 4경기에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사자킬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켈리는 롯데를 상대로는 통산 4승4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중이다.
윈-윈이 됐던 이틀 전 임찬규 선택. 멋지게 통했다. 그 덕분에 LG는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두며 한 주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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