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척추관협착증으로 고생하던 78세 할머니가 최근 들어 통증이 더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척수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많이 좁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여러 번 수술을 권유받았다고 한다.
MRI 검사를 해보니 기존의 척추관협착증 부위에 새롭게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한 상태였다.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이 필요했지만 수술해야 할 부위에 뼈가 골절된 상황이어서 수술이 어려웠다. 척추관협착증 수술보다 골절된 뼈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했다.
척추압박골절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은 어르신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이다. 노인 인구 비율이 늘어나는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골다공증 및 척추압박골절 환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골다공증이란 뼈에 구멍이 나는 병이다. 뼈의 밀도가 촘촘해야 하는데, 구멍이 나면 뼈가 약해져 충격에 취약해지고, 쉽게 골절이 될 수 있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엉덩방아를 찧는 정도만으로도 쉽게 부러지기도 한다.
젊은 사람의 뼈는 골형성과 골흡수가 균형을 이룬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골형성과 골흡수 과정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즉, 골형성은 줄어들고 골흡수 속도는 빨라져 뼈가 점점 약해지는 것이다.
예전에는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할 경우 치료의 옵션이 그리 많지 않았다. 꼼짝 없이 누워서 뼈가 붙을 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했다. 그렇게 침상안정을 취하다가 통증의 호전이 없거나 골절이 악화되는 경우에 척추체 성형술이라는 수술을 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 척추체 성형술은 특수바늘을 이용해 약해진 척추뼈에 골시멘트를 넣어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시술이다.
하지만 근래에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약물들이 늘어나면서 척추압박골절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중이다. 골다공증 치료 약물 중에 골형성 촉진제라는 약들이 새롭게 개발되었다. 기존에는 골흡수를 억제해주는 약이 주된 치료제여서 효과가 제한적이었는데, 뼈를 만들어주는 약이 나오면서 수술을 하지 않고도 골다공증이나 압박골절의 통증을 빨리 없애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척추체의 변형이 크지 않고 신경손상이 없는 경우에는 골형성 촉진제만으로도 압박골절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압박골절을 동반한 척추관협착증 할머니의 경우에도 골형성 촉진제를 이용해 압박골절부터 치료했다. 연세가 많은 편인데도 뼈가 잘 형성되었고, 통증도 많이 좋아졌다. 이후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로 척추관협착증도 치료해 지금 할머니는 평온한 일상을 즐기고 계신다.
만약 골형성 촉진제가 없었다면 할머니는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치료가 늦어지거나 척추유합술 같은 큰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었다. 골형성 촉진제 덕분에 압박골절이 생긴 지 2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안에 골절 및 협착증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골형성 촉진제로 골다공증이나 압박골절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은 골형성 촉진제의 보험급여 기준이 까다롭고 비용이 고가여서 경제적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비용적인 문제가 해결되어 더 많은 분들이 마음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윤기성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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