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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무례와 재미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마라맛'에 물든 K-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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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최근 각종 콘텐츠들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무례와 재미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는 형국이다. 콘텐츠들의 특성상 자극적인 요소는 필수다. 그것없이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자칫 선을 넘는다면 재미가 아닌 '예의없고 무례한' 콘텐츠가 된다.

한 유튜버는 ENA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를 패러디한 영상을 공개했다가 질타를 받았다. 유튜버 우와소(우리 와이프를 소개합니다)는 지난 18일 유튜브 숏츠에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신드롬 급 인기를 얻고 있는 '우영우' 속 자폐 스펙트럼 장애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연기를 훙내낸 것이다. 15초 가량의 영상에서 한 여성은 "여보 식사하세요.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는 남편을 굶기는 아내가 되고 그것은 내조의 실패가 되어 건강한 가정을 이룰수 없습니다. 밥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메뉴가 바뀝니다"라고 말하며 우영우의 행동까지 따라한다.

이에 비난이 쇄도하자 '우와소' 측은 커뮤니티에 장면의 해명글을 올렸다. 이들은 '사람마다 시야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니 불편할 수 있다. '우와소' 채널은 나와 비슷하거나 코드가 맞는 분들이 재밌게 보실 수 있고 그렇게 이끌어가고 싶은 채널이다'라며 '본인과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드시면 구독 취소를 하시거나 차단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

이어 이들은 '만약 우리가 '자폐증상' 그 자체를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한 거라면 아무리 구독자 분들이더라도 용납하지 않으셨을 거다. 따라서 이런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우영우' 캐릭터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와이프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함께 담아내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하고자 했다. 결코 장애에 대한 비웃음이나 비하의 의도는 없고 재밌게 보신 분들 중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인 분들은 없을 거라 확신한다. 불필요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들은 ''생각 좀 하고 살아라, 머리 떼고 사냐, 죽었으면 좋겠다'등 인신공격을 하며 인간 이하의 격을 보여주는 분들에게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아가리에서 나는 똥내를 손가락으로 표현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비난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방송한 TV CHOSUN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도 무례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개그맨 김지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허영만은 김지민을 만나 대뜸 "김준호씨 잘 있죠"라고 물었다. 이에 김지민은 당황해하며 "초장부터 김준호 얘기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예능적인 재미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김준호 김지민 커플 역시 많은 예능에서 자신들의 연애 이야기를 소재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영만은 "뭐가 씌였다. 김준호 씨는 이혼한 사람 아니냐"라고 물었고 김지민은 "금기어인데..."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그는 "우리도 농담 삼아서 비슷해지려면 나도 갔다 오겠다. 내가 갔다오면 그쪽이 한 육칠십 돼 있을 것 같더라"며 예능으로 받아쳤다.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은 자주 이상민의 전처 이혜영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도 '골때리는 그녀들' 멤버들이 출연해 "'돌싱포맨'은 '돌싱글즈'와 헷갈리는 사람 많다"고 말하자 탁재훈은 "왜 헷갈린지 알아. 거기에 관계된 사람 있어서"라며 이혜영을 언급했다. 이에 이상민은 황당해하며 "'돌싱포맨' 후 돌싱에 대해 언급이 많아져, 우리가 영역을 넓힌 주역이다"고 말했지만 '골때녀' 멤버들은 "검색창에 검색하면 '돌싱글즈'가 먼저 나온다"고 했고 결국 '돌싱포맨' 멤버들은 "그만하자"며 꼬리를 내렸다.

이같은 언급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2일 방송에서도 이상민은 김준호에게 "그래서 넌 소파 이름을 '코코'라고 지었냐. (김준호가) 우리 집 와서 소파에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했는데, 코코 잘 자라고 '코코'라고 지었다"고 울컥했다. 코코는 이혜영이 활동했던 여성 듀오 이름이다.

이혜영이 새롭게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언급은 무례로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자극적인 재미만 추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예의나 무례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자극적인 요소만 넣으면 된다. 하지만 이같은 행위가 반복될 경우 상대에게는 재미가 아닌 상처로 다가올 수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