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KT 위즈전. 오후 2~3시 살짝 비가 내렸고 밤부터 다시 비 예보가 있었는데도 5234명이 입장했다.
우려했던대로 경기 후반에 비가 쏟아졌다. 오후 6시에 개시한 경기는 2시간 24분 만인 오후 8시 24분 중단됐다. KT 공격이 진행중이던 8회초 1사, 조용호 타석 때 장대비가 몰아쳤다.
30여분이 흘러 비가 그치자 대전야구장 관리팀이 그라운드 정비작업을 시작했다. 1시간 넘게 비로 인해 엉망이 된 그라운드를 재정비했다. 구장 관리팀 관계자는 물론, 한화 구단 직원 대다수가 작업에 참여했다.
한화가 7회말 2점을 뽑아 3-5로 따라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비가 쏟아지고 그라운드에서 물기를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1루쪽 관중석에선 팬들의 응원이 계속됐다. 2000명 안팎의 팬들이 자리를 지켰다. 경기가 진행중인 것처럼 응원가를 소리높여 부르며 기다렸다.
그런데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오후 10시 18분 쯤, 다시 비가 쏟아졌다. 심판진은 오후 10시 20분 강우콜드를 결정했다. 경기 중단 1시간 56분 만에 종료.
경기가 끝나고 30여분이 지났는데도 대전야구장 주차장 근처에 100명이 넘는 팬들이 퇴근하는 선수들을 기다렸다. 팀이 이기거나 지거나 상관없이 경기가 있는 날이면 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3년 연속 '꼴찌'가 유력한 한화를 응원하는 열성팬을 '보살팬'이라고 부른다. 최악의 팀 성적과 상관없이 지지를 보내는 고마운 팬들이다. '보살팬'으로 산다는 것, 많은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때때로 조롱을 당할 때도 있다. 한화가 지금보다 더 야구를 잘 해야하는 이유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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