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리그라는 장기 레이스를 이어가며 어느 한 경기 허투루 보낼 수 없겠지만, 유독 중요한 경기도 있다. 대전하나 시티즌에게 광주FC전이 그렇다. 우승팀에 주어지는 1부 다이렉트 승격권을 노리는 대전 입장에서 '선두' 광주와의 경기는 승점 6점짜리 경기다. 흐름까지 감안하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올해 대전은 이 중요한 승부처에서 도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전은 30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30라운드에서 0대1로 패했다. 광주전 이번 시즌 무승이다. 1무2패다. 대전(승점 44)은 1위 광주(승점 58)와의 승점차가 14점으로 벌어졌다. 맞대결 결과만 바뀌었어도 순위를 바꿀 수 있었지만, 오히려 격차가 벌어졌다.
대전은 최근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주세종과 브라질 1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헤나투 카이저 등을 더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광주전에서도 이들을 내세웠다. 하지만 전반 39분 헤이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후반 공민현 김인균 변준수 등을 풀가동하며 총력전에 나섰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슈팅수 6대11, 유효슈팅 3대4 등 기록에서도 밀렸다. 광주의 세리머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대전은 하나은행 인수 후 대대적인 투자로 스쿼드의 무게감이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오히려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민성 대전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승격 1순위라는 평가가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도 그랬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이 경직돼 보였다. 반면 광주 선수들은 얄미울 정도로 경기운영을 잘했다. 대전이 물아붙이는 상황에서도 큰 흔들림이 없었다. 라이벌전에서 계속 승점을 챙긴 이유였다.
이 감독은 "결국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물론 대전은 일정상 문제로 광주보다 두 경기를 덜 치렀다. 이 경기를 모두 잡을 경우, 승점차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 산술적인 이야기다. 중반을 지난 지금, 양 팀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격차는 제법 커 보인다. 다이렉트 승격은 또 다시 요원해 보인다.
이 순간 대전에 필요한 것이 있다. 지난 시즌 대전은 후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승격! 그거 인생걸고 합시다"는 일본 출신 마사의 한국어 인터뷰가 팀 전체를 깨웠다. 집중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대전은 거칠 것 없는 모습으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물론 아쉽게 마지막 순간에 무너졌지만, 행보만큼은 찬사 받기에 충분했다. 그때 모습을 기억해야 한다. 마사의 정신이 필요한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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