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의 '안경에이스' 박세웅(27)이 본격적인 투구폼 수정에 돌입했다.
올시즌 박세웅은 18경기에 선발등판, 109⅔이닝을 투구하며 7승6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중이다.
지난 시즌 대비 구위가 한층 상승했다. 포크볼 외에 커브와 슬라이더 등 다른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직구의 구위가 받쳐주는게 호성적의 핵심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올시즌 6회 이전에 교체된 적이 단 4번 뿐이다. 5월 21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7월 23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9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투구하는 등 안정감이 돋보인다.
하지만 박세웅은 만족하지 않았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그간 마음에 걸렸던 투구폼 수정에 힘썼다.
선발투수의 덕목 중 박세웅이 첫손 꼽는 것은 바로 이닝이다. 새 투구폼은 무엇보다 제구에 초점을 맞췄다. 자신있게 승부할 수 있고, 볼넷을 줄여 보다 많은 이닝을 투구하겠다는 속내가 담겼다.
박세웅의 컨디션은 곧 롯데의 후반기 성적과 직결된다. 일단 첫걸음은 조금 아쉬웠다. 지난달 30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5⅓이닝 5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투구수가 107개에 달해 연속 경기 6이닝 이상 투구 기록도 9경기에서 멈췄다.
박세웅은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시즌 도중임에도 투구폼 수정에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몇년째 생각만 하고 용기를 내지 못했다. 글러브를 낀 왼팔의 위치가 좋지 않다보니 상체가 빨리 넘어가는 단점이 있었다"며 제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세웅은 삼성전을 마친 뒤에도 "투구폼을 수정중이다. 지난 경기와는 또 다르게 던져보며 조정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점을 떠나 제구가 잘 됐다. 볼넷이 하나도 없었지 않나. 장타는 홈런 뿐이고, 홈런 맞은 공도 실투는 아니었다"면서 "볼넷으로 위기를 맞이하는 것보다, 안타를 맞더라도 승부하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의 심장'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 박세웅은 "선배님의 마지막 올스타전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울컥한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7연패를 겪으며 희미해진 가을야구 희망을 박세웅이 되살릴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