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좌타자는 좌완투수에 약하다. 야구의 공식과도 같은 진리다.
LG 트윈스는 다르다. 전통적으로 좌타자가 강하다. 좌우 공식보다는 잘 치는 타자의 기용에 우선권을 둔다. 상대 투수 기용에 휘둘리지 않고 좌타자 일색의 타선을 꾸미는데 망설임이 없다.
올시즌 LG의 1~3번은 홍창기-박해민-김현수로 고정 기용된다. 3명 모두 좌타자다. 캡틴이자 주전 유격수 오지환, 신예 문성주 문보경 이영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도 모두 좌타자다.
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상대 선발은 '좌승사자(좌타자의 저승사자)' 찰리 반즈였다. 반즈는 디셉션(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은 투구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지녀 좌타자가 공략하기 가장 까다로운 투수로 꼽힌다.
이날 LG의 라인업에는 무려 6명의 좌타자가 포함됐다. 반즈를 의식해 라인업에 김민성이나 이재원 같은 우타자를 끼워넣기보단 경기 흐름에 초점을 맞췄다.
우타 외야수인 이재원을 기용하려면 홍창기 문성주 김현수 박해민 중 한명은 빠져야한다. 경기전 만난 류지현 LG 감독은 "홍창기나 문성주는 뒤에서 때리는 스타일이라 반즈를 상대할만하다. 박해민은 좀 고민했는데…전날 보니 타격 컨디션이 좋아서 뺄 수가 없었다. 오지환은 휴식도 줄겸 선발에서 ?Q는데, 백업 유격수 이영빈도 좌타자"라고 설명했다.
류 감독의 직관은 적중했다. 이날 반즈는 6이닝 2실점으로 올해 15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미만)를 달성하며 역투했지만, LG는 선발 임찬규의 6이닝 1실점 호투로 맞선 끝에 4대1 승리를 거뒀다.
특히 반즈 상대로 얻은 2점은 모두 박해민과 김현수의 합작품이었다. 1회에는 박해민의 우익선상 3루타 후 김현수의 내야 땅볼, 5회에는 박해민의 안타 후 김현수의 1타점 2루타가 이어졌다. 이날 박해민은 반즈가 내려간 뒤에도 안타 2개를 추가하며 5타수 4안타의 대활약을 펼쳤다. 시즌 타율도 3할로 끌어올렸다.
반즈는 홍창기와 문성주, 이영빈 등을 꽁꽁 묶으며 분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최근 3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됐다. 4월 5전전승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어느덧 9승9패, 지독한 아홉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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