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데뷔전서 사람들을 감동케 한 루키가 또 나타났다.
이번에는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트리플A 앨버커키 아이소톱스에서 올라온 30대 초반의 '올드 루키'다. 13일(한국시각)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
콜로라도는 이날 메이저리그로 콜업한 윈턴 버나드(32)를 8번 중견수로 기용했다.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그는 1876년 메이저리그 출범 이후 빅리그 무대를 밟은 2만2774번째 선수다.
버나드는 3타수 1안타 1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5대3 역전승에 기여했다. 콜로라도는 3-3 동점이던 7회말 버나드의 안타와 도루로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 샘 힐리아드의 2루타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버나드는 3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타구를 쳤다. 애리조나 3루수 조시 로하스가 잡아 재빨리 1루로 송구해 처음엔 아웃판정이 나왔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버나드의 발이 빨라 내야안타가 기록됐다. 1,3루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한 버나드는 찰리 블랙몬의 좌전안타 때 3루까지 간 뒤 호세 이글레시아스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버나드가 쐐기 득점을 올린 셈이다.
스태츠에 따르면 버나드는 데뷔전에서 안타와 도루를 함께 기록한 115년 만의 최고령 선수다. 1990년 9월 24일생인 버나드의 나이는 이날 31세 322일이었다. 1907년 9월 30일에 해당 기록을 세운 조 델라헌티(31세 347일) 이후 최고령이라는 얘기다. 우리 나이로는 33살이다.
버나드는 2012년 드래프트에서 35라운드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것이다. 그동안 5개 구단을 거쳤고, 외국 리그에 6번, 독립리그에도 두 번 진출했다.
올시즌 그는 트리플A에서 87경기에서 타율 0.325, 17홈런, 74타점, 78득점, 26도루, OPS 0.962를 기록했다. 자신의 마이너리그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메이저리그 콜업 소식을 영상 통화로 어머니에게 전하는 모습이 'The Show'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고, 쿠어스필드를 찾은 팬들은 버나드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열띤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샌디에이고 출신인 버나드는 아버지 월터한테 야구를 배웠다고 한다. 나이아가라대학 1학년을 마칠 즈음 뇌졸중으로 아버지가 쓰러져 1년을 쉬어야 했고, 그 뒤로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경기 후 버나드는 "마이너리그 시절 수없이도 꿈꿨던 메이저리그가 현실이 됐다. 이곳에 못올 거라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긍정적인 태도로 노력했고 그게 나를 버티게 한 힘"이었다면서 "야구에 대한 회의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건 아버지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되뇌였다. 아빠는 꿈을 갖고 살라고 하셨다. 내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봤을 때 울고 계셨는데, 오늘 모습에는 웃고 계실 것"이라며 감격해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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