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중간 투수가 많이 빠졌다."
27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있던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밝힌 현주소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군 왕조의 영광은 오간데 없다. 불펜 부담이 상당하다. 박치국, 김강률 등 불펜 중심이 돼야 할 선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했다. 선발 투수가 잘 버텨도 불펜이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이기 일쑤였다. 최근 타선 침체까지 겹치면서 두산의 행보는 점점 익숙했던 가을야구와 멀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온 곽 빈과 정철원의 역투는 두산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게 할 만했다. 곽 빈은 KIA전에서 7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면서 5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면서 팀 4연패를 지움과 동시에 승리 투수가 됐다. 정철원은 곽 빈이 마운드를 내려간 8회말부터 2이닝을 책임지면서 터프 세이브를 기록했다. 중간 없이 선발-마무리로 이어진 승부.
지난 21일 잠실 LG전에서 6⅓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면서 승리 투수가 됐던 곽 빈은 KIA전에서도 108개의 공으로 7이닝을 책임졌다. 4월 30일 SSG전(7이닝 2실점·패), 지난 7일 KIA전(7이닝 1실점 비자책·노디시전)에서 7이닝 투구를 하고도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지만, 이날은 결국 웃었다. 곽 빈은 8월 들어 4차례 선발 등판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면서 제몫을 100% 해냈다.
전반기부터 필승조 역할을 맡은 정철원은 후반기 들어 더 위력적인 투수로 변모했다. 8월 10경기 14⅓이닝에서 평균자책점 0, 1승3홀드2세이브를 거뒀다. 10차례 등판 중 6번을 멀티 이닝으로 소화하면서도 구위나 경기 운영에서 흔들림이 없다. KIA전에선 1점차 9회말 선두 타자에게 2루타를 내주고도 세 타자를 잇달아 처리하는 강심장까지 뽐냈다.
두산은 매년 위기의 순간마다 제몫을 해내는 선수가 등장하는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다. 앞선 7시즌과 다른 그늘이 드리운 올 시즌에도 이런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곽 빈과 정철원이 두산의 화수분 계보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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