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50㎞를 뿌릴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가 체인지업을 가장 많이 던진다?
실제로 그런 투수가 있다. 바로 KT 위즈의 엄상백이다. 엄상백은 150㎞가 넘는 빠른 직구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주요 구종으로 삼지는 않는다. 오히려 체인지업을 더 많이 쓴다.
엄상백은 지난 1일 수원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7이닝 3안타 13탈삼진 무실점의 '인생투'를 던졌다. 이때 최고 153㎞, 평균 148㎞의 빠른 직구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날 가장 많이 던진 구종은 직구가 아닌 체인지업이었다. 총 100개를 던졌는데 체인지업이 절반에 가까운 45개를 기록했고, 직구가 39개, 슬라이더 15개, 투심 1개를 더했다.
보통 투수들이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결정구를 쓰는 것과 다르게 엄상백은 반대 피칭을 했다.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으며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13개의 삼진 중 체인지업으로 2개를 잡았고, 직구로 7개, 슬라이더로 4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허나 KT 이강철 감독이나 팀 선배 고영표는 체인지업보다는 위력있는 직구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조언했다.
이 감독은 "좋은 직구가 있는데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 던지다가 맞는 경우가 많다"면서 "직구를 더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날 엄상백이 맞은 안타 3개 중 2개는 체인지업이었고, 하나는 직구였다.
11연승을 달리고 있는 언더핸드 고영표 역시 마찬가지 입장. 고영표는 체인지업이 주무기로 직구보다 많이 던지는 투수지만 엄상백이 체인지업을 더 많이 던지는 것에는 같은 투수 입장에서 동의하지 못했다.
고영표는 "나는 패스트볼이 약하기 때문에 뭐라도 짜내서 하는 거다. 상백이는 탐나는 직구를 던진다. 나를 보고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150㎞를 던졌으면 체인지업을 조금밖에 안썼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 경기에서 엄상백의 선택은 무엇일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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