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낙동강 더비의 무게감이 매년 서쪽으로 쏠리고 있다. 이제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NC 다이노스는 롯데 자이언츠의 주말 시리즈에서 2연승, 주간 6전 전승을 내달렸다. 반면 롯데는 3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어느덧 두 팀의 위치도 바뀌었다. 6위로 올라선 NC가 5위 KIA 타이거즈에 4경기반 차로 뒤진 채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7위로 내려앉은 롯데는 NC와는 2경기반, KIA와는 7경기 차이다. 가을야구와는 사실상 멀어진 단계다.
NC가 KBO리그에 입성할 때만 해도 야구계는 외형적 성장에 기뻐하면서도 질적 저하를 우려했다. 국내의 넓지 않은 야구선수 풀을 감안했을 때 9~10개 구단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적어도 '질적 저하'의 대상이 NC는 아닌 것 같다. NC는 1군 2번째 시즌인 2014년 3위 입성을 시작으로 2015년 3위, 2016년 2위에 오르는 등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자리잡았다. 2018년 최하위로 추락하는 위기도 맞이했지만, 2019년 5강 복귀에 이어 2020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NC가 KBO리그 1군에 참여한지 올해로 10시즌째다. 그동안 NC가 롯데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한 건 승격 첫해인 2013년 포함 단 3번 뿐이다. NC가 롯데보다 높은 순위에 자리한 시즌이 6번이었다.
올해는 특히 NC에겐 쉽지 않은 해였다. 박석민 박민우 등 팀의 주축을 이루던 베테랑 4명이 지난 시즌 받은 방역수칙 위반 징계로 인해 시즌 초반 결장했기 문. 시즌초 NC는 최하위 다툼을 벌였고, 탈꼴지 후에도 한동안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NC는 이동욱 전 감독을 우승 2년만에 과감하게 경질하고 강인권 감독 대행 하에 분위기를 쇄신했다. 베테랑 4명이 커리어 로우에 가까운 기록을 내고 있지만, NC는 6월(10승2무9패)을 시작으로 7월(10승1무8패) 8월(11승9패) 9월(7승3패)까지 매달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며 대반전에 성공했다. '낙동강 더비'의 라이벌 롯데마저 제치며 6위로 올라섰다.
롯데에게도 올해는 특별한 한 해였다. 최동원 염종석과 더불어 롯데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다투는 레전드 이대호의 은퇴시즌이었다.
이대호는 마지막 시즌에도 타격왕을 다투고(3위, 타율 3할3푼6리) 19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4를 기록하며 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의 이 같은 활약은 '고군분투'에 그치고 있다.
대체 외인 댄 스트레일리와 잭 렉스의 활약도 만족스럽지만, 이전 글렌 스파크맨과 DJ 피터스가 망쳐놓은 팀 성적을 복구하기엔 역부족이다. 여기에 9월 들어 에이스 찰리 반즈는 시즌초 4일 휴식 로테이션의 무리가 시즌 전체에 영향을 끼친 모양새. 구승민이 3년 연속 20홀드를 기록했고, 나균안이 전천후를 거쳐 선발로까지 맹활약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불펜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 결과 올해도 낙동강 더비의 저울추는 서쪽으로 기울어 있다. NC가 롯데를 앞선 7번째 시즌이 될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