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가족을 떠나야 한다는 건, 나를 죽이는 일과 같았다."
잉글랜드 전 국가대표이자 베테랑 골키퍼 벤 포스터가 장갑을 벗는다. 39세의 나이로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의 결정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뛸 팀이 없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를 부르는 팀은 프리미어리그의 신흥 부자 구단 뉴캐슬 유나이티드였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넘버2 자리였다.
포스터는 2000년 워릭FC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스토크시티를 거쳤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에 띄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처지라 많은 임대 생활을 했지만 이후 버밍엄시티, 웨스트브로미치, 왓포드를 거치며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2014년 브라질월드컵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포스터는 지난 시즌 왓포드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된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기회가 생겼다. 백업 골키퍼 칼 달로가 다친 뉴캐슬이 손을 내민 것이다.
하지만 포스터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그는 자신의 개인방송을 통해 "나는 뉴캐슬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포스터는 "미친 얘기처럼 들릴 수 있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팀 넘버2가 되는 제안을 거절하느냐고 할 것이다. 설명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포스터는 이어 "나는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집을 떠나야 한다는 괴로옴 때문이다. 이는 나를 죽이는 일이다. 가족과 떨어져 뉴캐슬의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는 아픔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포스터는 "만약 내가 뉴캐슬로 갔다면 놀라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경기장, 팬들, 동료들 모두 말이다. 하지만 내 결론은 '하면 안된다'였다"고 말했다.
포스터는 22년 동안 총 519경기를 뛰었다. 리그 역사상 골키퍼로 가장 많은 3만3959분을 소화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