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우리가 언제 고춧가루가 됐지."
두산 베어스가 갈 길이 바쁜 SSG 랜더스의 발목을 잡았다. 두산은 17일 인천 SSG전에서 4대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브랜든 와델이 김광현과의 맞상대에서 7⅔이닝 1실점으로 완승을 거뒀고, 타자들도 후반 집중력있는 점수를 뽑아내면서 이겼다. 2위 LG 트윈스의 추격을 받고있던 SSG는 이날 승패 희비가 엇갈리면서 두 팀의 차이는 2.5경기 차로 줄어들었다.
졸지에 두산전 승패가 SSG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 두산은 지난 14일 LG를 5대0으로 꺾으면서 SSG의 숨통을 트이게 만들었다가, 이번에는 SSG를 잡아 LG를 웃게 했다. 두산은 18일 SSG전 외에도 아직 맞대결이 한 경기 더 남아있다. LG전은 모두 끝났다. 18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우리가 언제 고춧가루가 됐는지 모르겠다"며 웃다가 "선수들이 편하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격려했다.
숱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감독이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감독으로 처음 부임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그중 우승은 3차례(2015, 2016, 2019)였고, 4차례는 최종 준우승을 기록했다. 특히 2019년에는 당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막판 극적인 정규 시즌 역전 우승을 차지한 후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에 성공하면서 잊을 수 없는 1년을 만들기도 했다. 쫓기는 입장도, 쫓는 입장도 모두 잘 알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어느 감독이나 다 스트레스를 받지만, 쫓아가는 쪽보다는 쫓는 쪽이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1위를 하고 있으면 빨리 확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반대로 쫓아가는 쪽은 무리하게 경기를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경기를 못잡으면 데미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던질 게임은 던지고 하면서 기회를 노리기 때문에 쫓기는 쪽이 더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두산은 현재 순위 9위로 처져있어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 건너간 상황이다. 하지만 김태형감독은 올 시즌 마무리가 두산이라는 팀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순위와 상관 없이 시즌을 어떻게 마치느냐,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고 끝나느냐에 따라 다음 해가 달라진다. 올해 좋은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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