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홈! 런! 이.대.호!"
분위기만큼은 사직구장 못지 않았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대~호!" 연호로 가득 찼다.
20일 대전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맞대결. 이대호가 대전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은퇴투어' 날이기도 했다.
롯데가 4-5로 뒤진 9회초 1사 만루, 타석에는 이대호가 들어섰다. 이대호는 한화 마무리 강재민의 139㎞ 투심을 통타, 그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터뜨렸다. 통산 12호, 올해에만 3개째 만루홈런이다. 한화 팬들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을 강렬한 작별인사다.
경기 전 만난 이대호는 "대전구장은 원래 타자들에게 유리한 구장이었다. 좋은 기억이 많다"고 했다. 이날 이대호는 대전에서의 좋은 기억을 또 하나 추가한 셈이다.
7월 16일 KBO 올스타전을 통해 시작된 이대호의 은퇴 투어는 '마지막 원정' 등의 제한 없이 주최 구단의 자율로 치러지고 있다. 10개 구단과 야구팬 모두가 함께 하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부담을 덜어준 모양새다.
이대호는 경기전 원정 사인회를 통해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 때문일까, 이대호의 첫 타석에 울려퍼진 응원가와 구호는 3루 원정응원석 뿐 아니라 1루 홈 응원석에서도 함께 터져나왔다.
한화 구단은 이대호에게 선수단 44명의 마음을 담아 친필 메시지가 담긴 메시지북을 전달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롯데에 함께 몸담았던 조성환 코치, 장시환, 같은 시대를 함께 했던 정우람 등의 작별인사가 담겼다. 남지민 노시환 등 부산 출신 후배들의 인사도 절절했다.
특히 노시환의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노시환은 앞서 미디어데이 당시 밝힌 대로 경남고 직계 선배인 이대호의 은퇴를 기념해 경남고 유니폼 차림으로 등장, 자신의 사인 배트를 선물했다.
그는 메시지북에도 '선배님은 제 꿈이었습니다. 이젠 제가 후배들의 꿈이 되겠습니다'라는 감동적인 문구와 함께 '이! 이게 말이 됩니까? 벌써 은퇴라뇨…대! 대한민국의 4번타자! 호! 호타준족 노시환 화이팅'이란 익살스런 3행시로 대선배를 향한 각별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대호가 왜 이대호인지를 보여준 역전 만루포. "이게 말이 됩니까? 벌써 은퇴라뇨." 노시환의 말은 롯데 팬들의 입에 한동안 맴돌 예정이다.
이대호의 은퇴투어는 이날 대전 일정을 마침에 따라 22일 LG 트윈스전만 남겨뒀다. 오는 10월 8일 부산 사직구장 은퇴식을 통해 정규시즌을 마무리한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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