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올리버 마몰 감독은 선수 앨버트 푸홀스보다 6살이 어리다. 미국 태생인 그는 부모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라 국적은 푸홀스와 같다.
마몰 감독은 2007년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세인트루이스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오르지 못하고 2010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세인트루이스 산하 팜에서 코치와 감독을 지낸 뒤 2017년 빅리그로 승격해 1루코치로 기용됐고, 2019년부터 벤치코치로 일하다 작년 마이크 실트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MLB.com에 따르면 마몰 감독과 아내, 자녀들은 현재 세인트루이스 내 푸홀스 소유의 집에 살고 있다. 푸홀스가 세인트루이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뒤 LA 에인절스로 떠나면서 마몰 감독에게 임대를 했는데, 아직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친분이 두텁다는 얘기다.
정규시즌이 이제 2주도 남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88승63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밀워키 브루어스에 7.5경기차 앞서 있어 지구 우승이 확실시된다. 남은 11경기 가운데 5승을 보태면 자력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한다.
마몰 감독은 사령탑 데뷔 시즌에 큰 성과를 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고민이 있다. 바로 푸홀스의 통산 700홈런 기록 달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밀어주느냐이다. 남은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시키면 되는 일인데, 마몰 감독에겐 그리 간단치 않은 모양이다.
700홈런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도록 가능한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기는 하지만, 반대로 푸홀스가 타격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마몰 감독은 최근 MLB.com 인터뷰에서 "내 인스타그램을 보면, 앨버트를 라인업에서 빼는 날이면 도미니카공화국 팬들이 내 이름을 언급한다. 앨버트가 700홈런을 못 치면, 내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농담을 섞어 밝혔다.
이어 그는 "정답은 없다. '하루에 4타수는 줘야 해'라고 한다면 그리 할 수 있다. 하지만 밀워키가 좌완 하비 밀너를 낼 때 '앨버트가 나가야지'라면서 푸홀스를 출전시키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런 식으로 라인업을 짜면 다른 팀들은 곤란해진다. 그래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내가 모든 정답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원칙은 있다"고 했다.
남은 시즌에도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즉 상대가 좌완선발이면 푸홀스를 무조건 선발로 내세우고, 우완선발일 경우에는 매치업 상황에 따라 선발, 대타로 활용하겠다는 시즌 전 세웠던 원칙이다. 실제 푸홀스는 올시즌 좌완선발일 때 33경기, 우완선발일 때 39경기에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발 출전 빈도가 잦다. 9월 들어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까지 21경기 가운데 1경기만 결장했고, 선발 출전은 15경기나 된다. 원칙은 원칙이지만, 700홈런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푸홀스는 698호를 친 뒤 이날까지 6경기 연속 대포가 침묵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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