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러면 너네 형들이 안 좋아해!"
KT 위즈의 신인 박영현(19)은 지난 4일 잊지 못할 순간을 마주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오승환과의 만남의 성사된 것.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그는 고교 3학년 시절 최고 152㎞의 공을 던지며 16경기 평균자책점 0.80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48경기에 나와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1으로 1군 적응기를 보냈다.
박영현은 입단 전부터 롤모델로 오승환을 이야기해왔다.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팀의 뒷문을 책임지는 오승환의 모습은 어린 시절 박영현에게 떨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KT 커뮤니케이션팀이 삼성 홍보팀에 박영현의 '팬심'을 전했고, 이야기를 들은 오승환은 만남을 흔쾌히 수락했다.
경기를 앞두고 박영현이 3루 라커룸을 앞으로 찾아왔다. 손에는 아이스 커피, 따뜻한 커피, 과일 주스 등이 가득 들려 있었다. "어떤 걸 좋아하는지 몰라서"라며 오승환의 취향을 살폈다.
오승환은 박영현을 만나자마자 "선동열 감독님께서 엄청 칭찬한 투수 아니냐"라며 "이명종(키움)과 둘이 친구냐. 좋은 투수들이 이렇게 좋아하다니 기쁘다"고 반겼다. 이명종 역시 롤모델로 오승환을 꼽으며 지난 9월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같은 팀에도 좋은 선수가 많지 않나"라는 이야기에 박영현은 "(오승환) 선배님 밖에 없다"고 수줍게 웃었다. 오승환은 "이러면 너네 선배들이 안 좋아한다"고 받아쳤다.
오승환은 "던지는 걸 유심히 봤는데 정말 좋은 공을 가지고 있더라.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짜 대표팀도 가야할 거 같다. 공 자체가 좋더라.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조언도 이어졌다. 오승환은 "아프지 않아야 한다.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승환은 자신의 휴대전화번호도 흔쾌히 알려줬다. 오승환은 "나중에 연락하라. (박)경수와 밥 한 번 먹자"고 이야기했고, 기념 사진 촬영까지 함께 했다.
오승환이 "물어볼 것 없냐"는 말에 박영현은 "진짜 뵙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떨린 마음을 이야기했다. 이에 오승환은 "같은 선수끼리 왜 이러나"라며 같은 프로 선수로 박영현의 기를 세워줬다.
오승환과 만난 뒤 박영현은 "투수를 하고나서부터 롤모델로 뽑았던 선배님이시다. 인사드릴 기회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1군에서 자신있게 내 공을 던지고나서 인사드리고 싶었다. 다행스럽게도 기회가 닿아 마지막 시리즈에 이렇게 만나뵐 수 있어 영광"이라며 "커뮤니케이션팀을 통해 약속이 잡힌 뒤부터 너무 떨려서 아무런 생각도 안 났는데 직접 만나 뵈니 말씀도 먼저 걸어주시고 자상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오승환의 전화번호까지 받은 수확까지 얻은 박영현은 "우리 팀 선배님들과 더불어 앞으로 야구를 함에 있어서 조언이 필요할 때 오승환 선배님께도 꼭 연락드리고 싶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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