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니 목표가 10승이 뭐야. 더 크게 가져야지."
리그 최고의 베테랑 선수. 주장의 격려가 올해 안우진의 스텝업을 이끈 걸까.
'시즌 224K' KBO리그 역대 토종 투수 최다 탈삼진의 주인공이다. 15승 평균자책점 2.11. 다승 2위에 평균자책점 1위까지 거머쥐었다.
올해로 데뷔 19년차, 키움 히어로즈 주장 이용규의 눈에 비친 안우진은 어떨까. 이용규는 "범접할 수 없는 능력의 소유자다. 목표만 좀 높게 가지면 된다"고 했다. 시즌초 목표를 묻자 '10승'이라고 답했다는 것.
"아니 (안)우진이처럼 굉장한 투수 목표가 10승이 뭔가. 넌 A급 아닌 S급 투수다. 목표를 더 크게 갖고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했다. 올시즌 정말 잘했지만, 내년엔 더 큰 목표를 갖고 뛸 투수다. 요즘 최고 투수 하면 자타공인 안우진 아닌가."
지난해까지 안우진의 커리어하이는 7승이었다. 풀타임 선발로 뛴건 작년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용규는 "내가 오랫동안 많은 선수들을 봐왔지만, 안우진은 특별하다. 선발로 부상없이 풀시즌 뛴다면 그에 걸맞는 목표를 가져야한다고 봤다"면서 "타자들이 좀더 힘을 냈으면 몇승 더했을 텐데, 타자로서 미안하고 그래서 더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심경은 어떨까.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그는 "하던대로, 잘,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생애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타율이 2할을 밑돌았고(1할9푼9리) OPS(출루율+장타율)도 0.548에 불과했다. 그나마 12개의 도루로 팀에 공헌했지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은 -0.41에 불과했다.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수치다. 이용규는 "올해 팀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했다"며 고개를 저은 뒤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을 찾아서 충실하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나만큼 연차가 쌓여도 가을야구는 떨리고 긴장된다. 우리 팀은 특히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까, 잘하려는 욕심이 많을 거다. 그런데 침착하게, 기본적인 거, 예를 들면 중계 플레이 커버 플레이 아웃인 것 같지만 전력질주, 그런 거 잘 하는 팀이 결국 좋은 성적을 내더라."
이용규는 KIA 한화 키움을 거치는 동안 어느 팀에서나 선수단 케미의 중심이다. 올해는 오랜만에 주장을 다시 맡아 흔들리던 키움을 이끌고 지탱했다. 이용규는 "항상 마음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 결국 선수 각자 스스로가 잘해야한다. 집중력 있게, 부상 없이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올시즌 팀내 MVP'를 묻는 질문에 "이용규"라며 우문현답을 했다. 팀이 한창 흔들리던 여름 이용규가 잘 잡아줬다는 것. 이용규는 "난 한게 없는데, 우리 팀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시즌전에 아무도 우릴 5강 후보로 꼽지 않았는데…"라며 "결국 그 버티는 힘이 좋은 팀의 조건이다.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스스로의 의지를 다졌다.
"항상 '즐겨라'라고 하지만 나도 못 즐긴다. 다만 움츠리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자신있게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올해 우리 타선이 (이)정후 (김)혜성이 말고는 워낙 기대에 못 미쳤는데, 이제 포스트시즌이다. 상대도 어려운 투수가 나온다. 결국 세밀한 플레이, 팀 배팅, 베이스러닝에서 승부가 갈릴 거라고 본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잘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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