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선발 투수가 중간 계투로 투입되는 총력전. 불펜이 약한 두 팀의 현실이 반영된 처절한 혈투가 펼쳐졌다.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가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 1,2차전 선발을 한 경기에 쏟아부었다. KT와 키움 모두 4차전까지 힘든 경기를 펼쳤다. 특히 불펜진의 허약함이 드러났다.
키움은 1차전서 4-0으로 리드하다가 선발 안우진이 내려간 뒤 7,8회에 4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었다. 4차전서는 선발 정찬헌이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뒤 2-0으로 앞선 3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지만 9점을 내주며 6대9로 패했다. KT도 1차전서 4-4 동점에서 믿었던 김민수와 김재윤이 4점을 허용해 4대8로 패했다. 4차전서 9대6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불펜진이 점수를 내주며 쫓기는 가운데 타선의 활약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5차전 키움은 1차전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안우진을 올렸고, KT는 2차전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웨스 벤자민을 올렸다. 둘 다 선발이 6이닝 이상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길 바랐다. 불펜진이 무조건 막는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 결국 두번째 투수로 선발을 기용하는 초강수를 뒀다.
KT가 먼저 불펜의 문을 열었다. 벤자민이 5회까지 8안타 4실점을 하자 6회말에 1차전서 선발로 나왔던 엄상백을 올렸다. 엄상백은 올시즌 선발과 롱릴리프를 번갈아 맡아 불펜 투입이 낯설지는 않았다. 6회말을 삼자범퇴로 잘 막았고, 7회말에도 1,2,3번을 모두 범타로 끝냈다.
8회말 선두 김혜성을 1루루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낸 뒤 교체. 2⅓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안우진이 6회까지 95개의 공을 던지며 7안타 2실점으로 막아 4-2의 리드를 잡자 키움도 7회초부터 불펜을 가동했지만 선발 투수가 나왔다. 바로 에릭 요키시가 등장한 것. 요키시는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한번도 불펜 등판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다보니 기꺼이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7회초를 깔끔한 삼자범퇴로 끝낸 요키시는 8회초 선두 강백호까지 잡아낸 뒤 양 현으로 교체됐다. 1⅓이닝 무실점. 양 현이 1점을 내주고 2사 1,3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마무리 김재웅이 올라와 추가 실점을 막았다.
불안했던 불펜은 선발 투수까지 투입한 끝에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결국 5차전은 선발 싸움에서 결정이 났다. 내일이 없는 총력전.
요키시가 21개를 던져 1차전 선발로 투입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좋은 컨디션을 보일지는 알 수 없는 부분. 키움 홍원기 감독은 요키시의 1차전 투입 여부에 "가능성은 열어놓되 결정은 내일 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단 안우진을 나중에 만나게 된 것이 큰 수확이었던 LG에겐 요키시까지 5차전에 나오면서 더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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