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희한한 일이다.
쉽게 무너지지 않을 에이스급 투수들이 팀 타율, 팀 홈런 9위 키움 타선에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KT 고영표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플럿코 마저 당했다.
공통점이 있다. 떨어지는 공의 줄임말 '떨공'을 집중 공략해 조기강판을 이끌어냈다.
키움은 지난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9대2로 승리했다. 1승1패 균형 속을 깨뜨리며 시리즈 기선을 제압했던 중요한 경기.
상대 선발 고영표를 조기에 무너뜨린 것이 컸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선 고영표는 2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5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정규시즌을 포함해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한 채 3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키움의 집요한 떨어지는 체인지업 공략에 있었다.
1회 2사 후 이정후 김혜성이 고영표 체인지업을 공략해 연속안타로 출루한 뒤 푸이그가 115㎞ 체인지업을 당겨 좌월 선제 3점 홈런을 날렸다. 3회에도 선두 이용규가 체인지업을 안타로 만들며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이 이닝에 고영표는 조기강판 되고 말았다.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LG의 플레이오프 2차전.
데자뷔 처럼 플럿코가 초반에 무너졌다. 키움 타자들이 고영표에 이어 또 한번 '떨공'에 대한 노림수를 가지고 나왔다.
1회 1사 1루에서 이정후가 초구 패스트볼을 흘려보낸 뒤 121㎞ 당겨 커브를 우전 안타를 날렸다. 1사 1,3루. 포일이 나오면서 선취점을 뽑았다.
2회 선두 김태진이 몸쪽 거의 땅으로 낮게 떨어지는 126㎞ 변화구를 기술적으로 당겨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1사 2루에서 송성문이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터를 밀어 적시타를 날렸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 이용규가 132㎞ 몸쪽 떨어지는 초구 체인지업을 당겨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정후가 121㎞ 커브를 당겨 우익수 키를 넘는 적시타를 날렸다. 김혜성의 안타가 포수 송구실책으로 이어지면서 추가 실점하자 플럿코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1⅔이닝 8안타 1탈삼진 6실점(4자책).
갑작스런 통증 탓에 등판 직후 물러났던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9월25일 SSG전을 제외하고 단 한차례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적이 없었던 15승 특급투수의 붕괴. 키움의 전략적 노림수가 있었다.
사실 전날 1차전 LG 선발 켈리도 당할 뻔 했다.
키움 타자들은 1회 부터 켈리의 낮은 커브에 배트를 내지 않았다. 오로지 패스트볼과 높은 곳에서 형성되는 커브에만 배트를 내밀었다. 키움이 실책을 남발하면서 자멸하지 않았다면 향방을 알 수 없었던 경기였다.
상대 투수의 강점에 덫을 만들어 구체적으로 설정한 전력분석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타자들. 정규시즌 타율 9위, 홈런 9위 키움 타선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이유다.
남은 시리즈. LG 전력분석팀의 역발상 대응 과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치열한 두뇌 싸움이 가을야구의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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