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대사톤의 중심을 잡기란 쉽지 않다. 퓨전 사극으로 출발한 '슈룹'은 조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엄마들의 'SKY캐슬'을 담아내며 다소 독특한 설정의 이야기들을 끌어가는 중이다.
tvN 토일드라마 '슈룹'(박바라 극본, 김형식 연출)은 조선시대 왕실 골칫거리인 사고뭉치 왕자들을 왕세자로 만들어야 하는 극한 중전의 분투기를 담은 작품. 중전 화령으로 김혜수가 원톱으로 자리를 잡고 왕자들의 전쟁을 서포트하고 있다. 극에 등장하는 황귀인(옥자연), 태소용(김가은) 등 수많은 후궁들과 왕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왕자들인 성남대군(문상민), 의성군(강찬희), 보검군(김민기) 등의 이야기도 활발하게 펼쳐지는 중이라 기대가 높다.
시청률 역시 4회 만에 상승세를 탔고, 자체 최고 시청률인 9.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경신하는 등 시청자들의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왕자들의 교육을 위한 엄마들의 장외 전쟁부터 직접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경쟁하는 왕자들의 경쟁까지 다양하게 펼쳐지며 재미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듯한 대사톤도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퓨전 사극인 탓에 등장 인물들의 대사가 현대극의 말투를 따라가다가도 궁중 예법에 따른 사극 말투로 순식간에 변화하는 등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는 어려운 숙제가 되고 있는 것.
등장인물이 다양한데다 궁중 후궁들의 이야기, 왕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대신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되고 있는 바. 여기에 세자를 비롯한 왕자들까지도 다양한 현대식 대사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극 대사에 지금까지 등장하지 못했던 "세자 새끼"나 중전을 "너희 엄마"로 표현하는 새로운 표현법은 다소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하는 등 "배우들의 연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짐작까지 이어지게 했다.
김혜수는 특히 화령으로서의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표현해야 하는 중. 화령은 아들들에게 회초리를 들고 궁을 두 발로 뛰어다니고, 또 궁 밖을 나가 기생과 동침하고 있는 무안대군(문상현)을 찾아 데리고 궁으로 돌아오는 등 기존 사극이었다면 상상도 못했을 중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대사까지도 현대극을 넘나든다. 아들들에게 얘기할 때는 현대의 말투를 사용하고, 대비(김해숙)와 왕 이호(최원영) 등을 만났을 때에는 예법에 맞는 말투를 사용하는 것.
극이 빠르게 진행되는 탓, 양 극단의 말투를 활용하고, 행동까지도 널을 뛰는 이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적응이 쉽지 않을 법도 하지만, 이를 완벽하게 이해하게 만드는 것은 김혜수의 힘이다. 캐릭터의 다채로운 매력을 균형감 있는 연기로 표현하고 설득력을 불어넣는 것도 김혜수의 능력이다.
특히 김혜수는 말썽을 피우는 왕자들과 있을 때는 쉽게 욱하는 유쾌한 중전 화령을 모습을 보여주고 씩씩한 면모를 뽐냈다면, 피를 토하는 세자(배인혁)의 얼굴을 어루만질 때에는 오열하며 절절한 모성애를 드러내 보는 이들을 울게 만들기도 했다. 다양하게 등장하는 서사들 속에서도 김혜수는 자신의 숨결로 캐릭터를 설명하며 서사를 차근 차근 쌓고 있다. 극 초반에는 다소 난해한 설정이라는 '택현'(후계자를 고르는 것), 왕자의 전쟁 등도 양극단을 오가는 김혜수와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 설득력을 부여했다.
김혜수가 중심을 잘 잡은 덕에 초반 서사를 완벽히 쌓아올린 '슈룹'은 벌써 1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을 예고하고 있는 중.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고 새롭게 느껴지는 작법의 '슈룹'이 사극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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