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멀티이닝은 없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의 김재웅 활용법은 명확했다. 마무리 투수인 그에게 마지막 1이닝 만을 맡기기로 했다. 매 타자 전력으로 던져야 하는 마무리 투수에게 타자 수 뿐만 아니라 이닝의 부담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내린 조치다. 김재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멀티 이닝도 준비됐다"고 의욕을 불태웠지만, 홍 감독은 "그럴 일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런데 이 원칙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깨졌다.
6회초까지 0-2로 뒤지던 키움은 6회말 3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7회초 LG에 2점을 내줬으나, 이어진 공격에서 임지열의 역전 투런포, 이정후의 백투백 솔로포를 보태 6-4로 분위기를 다시 바꿨다. 7회초 이승호에 이어 등판한 김동혁이 8회초 다시 마운드에 섰으나, LG 채은성 오지환에게 잇달아 안타를 내주자 홍 감독은 마무리 김재웅의 조기 투입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또 실점해 리드를 내주면 시리즈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 마냥 고집을 부릴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공교롭게도 김재웅이 상대한 첫 타자는 2차전 9회말 역전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했던 문보경. 하지만 문보경이 이날 첫 타석에서 페이크 강공으로 LG에 선취점을 안기는 활약을 한 터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타자였다.
김재웅은 141㎞ 직구를 뿌렸고, 문보경이 번트를 시도했으나 타구가 라인을 벗어나며 작전은 실패했다. 김재웅이 낮은 직구를 뿌렸으나 문보경이 골라냈다. 1B1S에서 김재웅은 다시 직구를 선택했고, 문보경은 다시 번트를 시도했다.
배트에 맞은 공이 떴으나, 홈 플레이트와 마운드 중간의 애매한 위치였다. 그 순간 김재웅이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에 성공하는 놀라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미 스타트를 끊은 2루 주자 채은성이 급히 귀루했으나, 김재웅은 마치 투구하듯 2루로 공을 뿌렸다. 결과는 포스 아웃. 문보경과 LG는 또 다시 병살 악몽에 울었고, 김재웅과 키움 벤치, 응원석 모두가 포효한 순간이었다. 무사 1, 2루에서 2사 1루로 바뀐 가운데 김재웅은 홍창기까지 초구로 2루 땅볼을 유도, 이닝을 마무리 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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