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빨리 경기를 뛰고 싶어요."
지난 2년 사이 SSG 랜더스 주전 유격수로 성장한 박성한(24)은 대단한 시즌을 보냈다. 144경기 중 140경기를 뛰면서 2시즌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아쉽게도 2년 연속 3할 타율을 지키지는 못했다. 시즌 막바지에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2할9푼8리(494타수 147안타)로 마쳤다. 하지만 LG 트윈스 오지환과 더불어 강력한 유격수 골든글러브 '투톱' 후보로 꼽힐만큼 실력을 인정 받았다.
이제 박성한은 설렘 속에 한국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1군 주전으로 뛰었기 때문에 올해가 첫 포스트시즌이다. 첫 포스트시즌 출장이 한국시리즈라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도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가 수 없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행운이다.
박성한은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 팬들이 많이 오셔서 경기장이 꽉 차고,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는 그런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껴보고 싶다. 소름 돋는 느낌이 궁금하고, 기대되고 설렌다"고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 했다.
타 팀들의 포스트시즌 경기도 유심히 봤다. "생각보다 잔실수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는 박성한은 "큰 무대다보니까 잘하던 사람들도 실수를 하고 그러더라. 저도 준비를 더 잘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SG 팀내에는 여러번의 우승 경험을 가진 선배들이 있다. 박성한을 비롯한 '우승 미경험자'들도 여러 조언을 듣고 있다. "선배들이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했는데,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긴장하신다고 하더라"는 그는 "뭘 하려고 하지 말고, 수비 충실하게 잘 해주고 오버만 안하면 된다고 이야기 많이들 해주셨다"며 웃었다.
골든글러브 후보로 오지환과 자주 비교가 됐던 것이 부담이 되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정말 잘하는 오지환 선배와 비교가 됐다는 자체가 영광이었다. 지금 현 시점에서 가장 수비를 잘하시는 유격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이랑 비교된 자체가 되게 기분이 좋았고, 더 잘하고 싶었던 기분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아쉽게 취소가 됐지만, 박성한은 다음달 열릴 예정이었던 'MLB 월드투어'의 '팀 코리아'에 이름을 올렸었다. 사실상 내년 3월에 열릴 WBC 대표팀의 전초전 격이라, 실질적으로 대표팀에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김하성이나 토미 에드먼 등 메이저리거들의 최종 합류 여부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표팀에 이름이 언급된다는 자체로도 박성한이 체감하는 변화다.
박성한은 "정말 가고싶다. 대표팀에 뽑히는 것 자체가 인정을 받는 거 아닌가. 이번에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대단한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고 하던데, 그런 경험을 정말 하기 힘들다. 가서 좋은 것도 많이 볼 수 있고, 그래서 더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이제 한국시리즈까지 남은 시간 이틀. 박성한은 "시즌 때 부족했던 것들을 보완하고 싶다. 수비도 내가 실수를 많이 했던 부분들을 보완하고, 잘했던 거는 다시 생각하면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그는 우승을 상상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